“어려울 때일수록 다같이 함께”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최근 국내 기업에서는 ‘따뜻한 경영’ ‘사회적 책임’이 경영 화두가 되고 있다. 기업의 이윤 추구와 사회공헌이란 가치가 상호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는 기업들의 인식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경쟁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오히려 사회공헌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착한’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월급 압류된 직원 자녀에게 사재 털어 장학금 지원
독거 어르신 가정 방문해 생필품 전달…‘희망 전도’

현대증권(사장 윤경은)은 창조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신뢰받는 금융회사’라는 가치를 내걸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사재를 출연해 어려운 사정에 놓인 직원들을 남몰래 돕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다시 한 번 화제를 낳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 사장은 지난 6월부터 고객과의 분쟁으로 월급이 압류당한 직원 자녀 10여명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1인당 장학금 지원 규모는 100~2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지역 본부와 지점을 순회하던 중 고객과의 분쟁으로 급여가 압류돼 생활고에 놓인 직원의 사정을 듣게 됐고,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찾다가 장학금 지급을 시작했다. 

윤 사장은 직원 월급이 가압류 상태인 점을 고려해 자녀 명의의 통장으로 자비를 털어 장학금을 송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내년 6월까지 장학금 지급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재 털어 장학금 지급

윤 사장의 선행은 최근 금융권에서 등기이사 고액 연봉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지속되는 불황으로 구조조정 한파가 불고 있는 증권가에 임직원을 끌어안아 함께 나아가자는 윤 사장의 각별한 직원사랑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는 것. 

현대증권 관계자는 “윤 사장이 올 초 영업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평소 성실히 근무하기로 유명한 한 직원이 고객과 뜻하지 않은 분쟁에 휘말려 월급을 압류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 방안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증권가에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직원에게 사재를 출연한 것은 흔한 일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직원들과 소통하고 격려하기 위한 작은 행동이었는데 소문이 퍼져 윤 사장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며 "다만 회사의 비전을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 지금과 같은 힘든 시기를 무사히 극복하자는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가정의 달, 나누는 이웃 사랑

윤 사장의 이 같은 선행은 물론 임직원들 역시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채로운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현대증권은 5월 14일 임직원 30여명이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과 저소득‧무의탁 100여가정을 방문해 생필품 전달 행사를 가졌다.

일일 손자‧손녀가 된 현대증권 임직원들은 각 조별로 외롭게 생활하고 계시는 독거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쌀, 식용유, 김 등 생필품을 전달하고 대화와 안부 인사를 나누는 등 따뜻한 이웃 사랑 및 어른 공경의 장을 마련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병영 경영서비스부문장은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함께 작은 사랑을 나누는 취지 아래 시작된 가정의 달 기념 행사가 수 년째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나눔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고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다채로운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달 4일 현대증권 여직원모임 ‘여울림회’ 회원 및 가족들은 인천 부평지역아동센터 연합회와 함께 저소득‧한부모‧다문화 가정 아동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인천 어린이대공원에서 ‘가정의 달 맞이 연합 봄나들이’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사회공헌도 ‘참신하게’

현대증권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항상 고객과 가까운 증권사를 표방하고 이를 실천해오고 있다.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서울 동대문과 신촌 등 주요 도심지역뿐만 아니라 강원도 경포대 등 유명 해수욕장 등지에서 10㎝, 울랄라세션, UV 등 유명 뮤지션과 함께 신나는 게릴라 콘서트 ‘올라올라! 로드파티’를 진행했다. 이는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신선한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증권은 길거리콘서트에 이어 온라인 캐릭터 ‘올라맨’이 희망 전도사가 되어 온라인 고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나누고 동시에 기부금도 적립하는 기부 프로모션 ‘올라! 희망캠페인’도 진행했다.

현대증권 임직원들이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 및 독거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생필품을 전달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농촌마을과 손잡아

현대증권은 또한 농촌마을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전남 영암 망호정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원을 시작했다. 우수사례로 인정받아 그해 농협중앙회로부터 ‘1사1촌’ 상을 수상했다. 

특히 현대증권은 실질적인 농촌자립 프로그램 통해 농촌과 기업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자매결연 마을인 전라남도 영암군 망호정 마을과 농촌활성화 및 자립기반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사회공헌활동은 일손 돕기, 물품 구매 등 단순 지원에서 더 나아가 농촌 자립화에 따른 소득확대 및 지역발전을 위해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을 도입한 것이다. 

향후 현대증권은 자매결연을 맺은 망호정 마을의 특산물인 ‘연’을 상품화해 출시한 ‘연잎차’의 포장재 디자인 개발 및 생산을 지원하고, 사내 인트라넷 농산물 코너를 통해 임직원들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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