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거래소 시스템 고장으로 16일 야간선물 및 옵션거래가 수시간 동안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날 오전 전산장애로 코스피 지수가 한 시간여 동안 지연 전송되는 문제가 생긴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고가 발생, 큰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시50분께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 지수선물과 유렉스(EUREX) 연계 코스피200옵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여의도 서울사무소내 정보분배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거래소측은 "전력 공급부에 설치된 애자(경질자기 등으로 만든 고체절연물)가 자연발생적으로 파손돼 전원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외부에서의 전력공급이 끊길 경우 비상발전을 실시하지만 이번에는 자체 전력선에서 문제가 생긴 까닭에 조기 대처가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거래소는 CME와의 협의를 거쳐 50분만인 오전 2시40분께 CME 연계 코스피200 지수선물 거래를 평소보다 2시간20분가량 조기 마감했다.

평소 야간선물 거래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야간옵션 거래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이뤄진다.

다만 EUREX 연계 코스피200옵션 시장의 경우 해외 회원사들에서는 여전히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EUREX 연계 코스피200옵션은 우리가 운영하는 시장이 아니라 라이센스를 통해 EUREX가 개설한 시장인 만큼 국내 회원사들과 달리 유럽의 다른 회원사들은 거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일은 초유의 사태로 애자가 피로누적으로 파손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면서 "오늘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거래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각종 사고가 잇따르면서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안정성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시작으로 17∼18일 벤 버냉키 의장의 미국 상하원 청문회, 미국 제조업 지표와 산업생산 지표 발표 등 다양한 이벤트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국면이었던 만큼 투자자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거래소는 15일 오전 9시15분부터 66분 동안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코스콤이 운영하는 체크(CHECK) 등 모든 시세 단말기에 코스피 지수를 최대 15분 이상 지연 전송했다.

이는 지수통계를 담당하는 메인시스템이 이상을 일으킨 상황에서 백업시스템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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