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혼란에 눈 앞 ‘깜깜’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최근 우리아비바생명(사장 김희태)이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 중 불완전판매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금감원은 민원 다발 금융회사에 대한 ‘집중 관리’를 결정했는데, 우리아비바생명이 해당 업체에 포함되며 당분간 몸을 사려야하는 입장이 됐다.

아울러 영국 아비바그룹과의 결별을 앞두고 지분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민영화 작업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우리아비바 측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2 회계연도 불완전판매율 2.67% ‘최고’ 불명예
우리금융 민영화 결정에 英 아비바 협상 ‘지지부진’

우리아비바 생명이 금융감독원의 ‘집중 관리’를 받게 됐다.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안 그래도 어수선한 분위기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금감원은 지난달 16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민원이 많은 금융회사에 대한 집중 관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민원 발생이 많고 개선이 부진한 민원발생평가 4~5등급의 금융사를 대상으로 밀착 관리 작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는데, 우리아비바생명이 해당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금감원이 밝힌 ‘밀착 관리’ 대상에는 우리아비바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의 생보사와 롯데손보, 악사다이렉트 등의 손보사다. 물론 국민은행, 농협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은행권까지 포함됐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처 직원을 이들 회사의 민원전담관리자(CRM)로 지정해 소비자보호체계, 민원 관리프로세스, 민원 동향 등을 밀착 관리해 민원 감축을 유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 예방이나 감축 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해 비현실적이면 재작성을 요구하고 상시 감시하면서 문제점이 발견될 때는 현장 조사까지 할 예정이다. 또 유사한 유형의 민원이 반복되는 등 문제가 지속되면 민원감독관을 파견,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상주하면서 밀착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불완전 판매비율 ‘1위’ 불명예

이처럼 금감원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난 7일 금감원이 발표한 ‘2012회계년도 보험사의 모집조직·판매실적 현황 및 영업 효율’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 중 지난해 불완전 판매비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리아비바는 지난 2011회계년도에서 2위를 차지한데 이어 2년 연속 생보사 ‘TOP2’에 진입하는 불명예까지 떠안게 됐다.

최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집중적인 관리를 천명한 가운데 이처럼 높은 불완전 판매비율을 기록했다는 점은 향후 우리아비바 측에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단순 민원도 문제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보험업계 ‘최악습’으로 각인된 ‘불완전판매’란 성격상 전후사정과 관계없이 일정부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는 것이다.

불완전판매비율은 보험판매시 약관이나 청약서부본의 미전달, 자필 미서명, 약관의 주요 내용 미설명 등으로 인한 해지 건수와 민원 해지건수, 무효건수를 신계약 건수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금감원의 해당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58%로 전년 동기(0.81%)보다 0.23%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판매채널별로 TM(0.85%)과 홈쇼핑(0.79%), 직영(2.11%) 판매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생보사의 불완전판매비율이 손보사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 불완전판매비율은 생보사 가운데 우리아비바와 KB생명이 2.6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동양 2.12%, 신한 1.95%, 알리안츠 1.27% 순이었다. 손보사 중에는 에이스(0.72%), 롯데(0.59%), MG(0.42%), AIG(0.41%) 등의 불완전판매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각 채널별로 높은 불완전판매비율을 보이고 있는 보험사에 대해 집중 관리감독과 근본적인 개선대책을 마련을 촉구해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FY 2012 보험회사 및 채널 별 불완전판매비율 현황 (출처-금융감독원)

우리금융 민영화 ‘파장’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방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에 따라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등 지방은행과 증권 계열은 내달부터 동시에 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내년 1월에 매물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안이 3부문 ‘분할매각’으로 확정되면서 이른바 ‘비인기 매물’인 우리아비바생명은 앞날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공자위는 일괄 매각 시 조기에 공적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우리금융 14개 자회사를 3개 그룹으로 나눠 예금보험공사와 우리금융이 매각하도록 결정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우리금융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경남은행지주와 광주은행지주를 만들 방침이다. 이후 각각 경남은행 및 광주은행과 합병해 은행 형태로 매물로 나오게 된다. 이는 은행 형태가 완성되면 금융지주사 지배 금지 등 엄격한 소유 규제에서 벗어나 매력적인 매물로 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위는 공적 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보가 보유한 이들 은행의 지분 전체(56.97%)를 한번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달 지방은행 매각 공고와 동시에 우리투자증권(지분 37.85%), 우리자산운용(100%), 우리아비바생명(51.58%), 우리금융저축은행(100%), 우리F&I(100%), 우리파이낸셜(52.02%) 등 증권 계열 지분 전체도 시장에 나온다. 일단 이들 자회사를 묶어 판다는 원칙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개별 매각도 정부는 검토하고 있다.

우리아비바의 앞날은

현재 우리아비바생명은 우리금융지주가 51.58%, 영국 아비바가 47.3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영국 아비바와의 결별이 예정된 가운데, 지분가격 조율 과정만이 남아있었는데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를 비롯한 내부 사정에 의해 아비바 지분정리는 한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려져 있던 상태다.

이를 제외하고도 지분정리에 속도가 붙지 못했던 이유는 영국 아비바가 2008년 우리아비바생명의 전신인 LIG생명을 인수할 당시 지분가격이 998억원인 반면 실사를 통해 산정된 현재 지분가치가 그보다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와 가격 산정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비바의 지분문제가 우리아비바생명 매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우리아비바 측을 더욱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아비바를 다른 계열사와 묶어 파는 식으로 민영화를 진행할 경우 영국 아비바가 구매자 혹은 우리금융지주에게 지분매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아비바 측으로서는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뜻밖의 호재를 만난 셈이다.

한편, 임기를 1년 여 남겨두고 일찌감치 사의를 표명한 김희태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의 거취는 이달 내 표명될 전망이다. 이 같은 ‘내우외환’의 혼란 정국을 우리아비바 측이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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