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경기부양기조 유지에도 상승폭 낮아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57조원, 영업이익 9조5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75%, 전분기 대비 7.81%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각각 47.06%, 8.20% 증가했다. 분기 매출과 영업익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59조2천200억원, 영업이익 10조1천594억원)에는 못 미치는 금액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실망스런 수준"이라며 "전반적으로 IM(IT모바일) 사업부의 실적이 생각보다 적게 나온 것이 문제이고, 반도체 부문도 시스템 LSI(대규모집적회로) 등의 실적이 미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의 실망감 등을 감안하면 투자심리 개선은 힘들어 보인다"면서 "현재로선 뚜렷한 반등의 계기가 없는 만큼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갤럭시S4의 판매량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환율이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움직여서 영업이익이 10조대 초반을 유지하지 않을까 했는데 결국 9조5천억원이 나왔다"면서 "굉장히 아쉬운 수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3분기 중 긍정적 신호가 나올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띨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연구원은 "2분기 매출 증가가 제한적이었던 주된 이유는 일부 부품의 수급 문제와 갤럭시S4를 국내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했는데 보조금 이슈로 생각보다 출하가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3분기에는 출시국가 자체가 늘어나기에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2.28% 내린 128만7천원에 거래됐다. 6월 26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재차 130만원선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 결과는 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 시장 전체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주요국 증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기조 유지 입장에 일제히 급등세를 보인 점을 보면 한국 증시도 올라야 하는데 상승폭이 기대만 못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20포인트(0.34%) 오른 1,845.34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그는 주가에 실적 우려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큰 충격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이미 사전경고가 있었고, 얼추 맞아떨어진 셈"이라며 "이후 주가가 대략 15% 정도 조정을 받았으니 당장 오늘은 떨어진다고 해도 어느 정도에서 가격이 형성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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