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보고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동양생명이 ING생명보험 한국법인을 인수할 우선협상권을 부여받았다.

국내 생명보험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동양생명 측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하게 될 경우 향후 생보업계 판도의 대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NG는 이날 보고펀드·동양생명 컨소시엄에게 ING생명 한국법인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개별 통보하고 자금 확보를 위한 일정 기간의 배타적 협상 시한을 줄 예정이다.

업계관계자들에 따르면 보고펀드·동양생명 컨소시엄은 2조1천500억원의 가장 높은 인수 가격을 제안, 우선협상자의 자격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순위 협상대상자는 MBK파트너스다. MBK는 ING생명 지분 90% 인수제안에, 1조5천억∼6천억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보고펀드나 MBK보다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해 매각자가 지정한 거래 주관사인 골드만삭스·JP모간 컨소시엄으로부터 우선협상 후보군에도 들지 못했다.

동양생명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 2월 기준 약 16조9천억원으로 업계 8위다. 동양이 자산 규모 업계 5위인 ING생명(23조3천억원)과 합쳐지면 자산규모 약 40조원으로 농협생명(43조8천500억원)에 이어 단숨에 업계 5위로 도약하게 된다.

ING 그룹은 지난 5월24일부터 보고펀드, MBK파트너스 등과 긴밀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분석에 들어갔다. MBK는 자금력에서 보고펀드보다 앞서지만 ING생명 지분의 90%를 인수하겠다는 제안 내용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있다. 보고펀드는 ING생명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제안 가격도 제일 높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제안한 인수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보고펀드는 자금력을 보충하기 위해 상호투자협정을 맺은 텍사스퍼시픽그룹에 컨소시엄을 요청했지만, 투자확약서를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관계자는 "우선협상자는 동양생명 컨소시엄으로 결정됐지만, 자금조달 문제 때문에 인수 협상대상자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조직 문화나 운영방식이 국내 기업과 다르고,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 간의 다른 문화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보다는 조직 통합에 방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동양생명은 설계사 채널이 15∼20%인데 비해 ING생명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ING생명의 설계사는 대졸 남성 설계사가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지만, 동양생명은 여성 설계사가 72%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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