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 대표주의 자존심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그동안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던 엔화 약세 현상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판매 역시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하반기에는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4일부터 사흘 연속, 기아차는 25일부터 이틀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회사는 코스피가 연일 대외 이슈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1800선 마저 붕괴되는 가운데상승 흐름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같은 국내 대표주 가운데 하나인 삼성전자나 POSCO,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처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현대·기아차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은 글로벌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엔화 약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밝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 1~5월 글로벌 리테일 판매는 중국 시장의 판매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9%,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인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완성차 출하 속도가 예상치를 웃돌고 있고, 달러-원 평균환율도 약 1120원까지 상승했다”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5%, 10% 웃도는 2조4500억원, 1조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SK증권은 현대·기아차의 실적 개선세를 반영해 이날 자동차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일각에서 현대·기아차가 하락장에서 잘 버틴 만큼 반등장에서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다는 게 증시 전문가의 판단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간 연속 2교대 실시에 따른 폐해와 엔화의 가파른 하락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던 1분기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특근 재개에 따른 생산량 회복과 신차 출시 모멘텀까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대다수 증권전문가들은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2분기 실적등을 고려했을 때 3분기 중에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업종의 주가는 완만하게 저점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신차 기대감이 본격 반영되면서 4분기에는 의미 있는 상승세가 찾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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