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버냉키 쇼크’로 인해 국내 주요기업의 부도위험 지표가 연중 최고치까지 치솟아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파생상품 전문기업인 슈퍼디리버티브즈(SuperDerivatives)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73.57bp(1bp=0.01%포인트)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월 1일 37.50bp보다 두배 가량 높아진 수치다.

삼성전자 CDS 프리미엄은 1월 4일 올해 최저(35.00bp)로 내려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4월 9일(60.82bp)까지 상승하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듯 했으나, 지난 7일 스마트폰 판매 우려에 대해 지적한 한 외국계 보고서에 의해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타임테이블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자본 이탈 현상이 가속화 된 역시 CDS 프리미엄의 급등세를 부추겼다.

이같은 현상은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의 CDS 프리미엄 역시 지난 21일 106.04bp로 연중 최고치(11일 103.61bp)를 갈아치웠다. 연중 최저인 5월 10일(69.53bp)보다 36bp가량, 연초(79.68bp)보다 26bp 높은 수준이다.

SK텔레콤(104.82bp), 기아차(109.82bp), KT(104.21bp), GS칼텍스(108.78bp) 등도 21일 기준으로 CDS 프리미엄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은행권과 공기업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106.91bp), 우리은행(116.65bp), 신한은행(110.18bp), 하나은행(113.39bp), 기업은행(102.99bp) 모두 21일 CDS 프리미엄이 연중 최고를 나타냈다.

또한 한국가스공사(107.09bp)와 한국석유공사(99.57bp), 한국철도공사(103.78bp)의 CDS 프리미엄도 21일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들 기업의 CDS 프리미엄은 대체로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가 본격적으로 나온 5월 말 이후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국채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8일(69.19bp)을 기점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20일 107.21bp로 올해 최고를 기록해 작년 9월 3일 이후 처음 100bp를 돌파했다.

지난 21일(100.94bp)에는 소폭 하락하는 모습이었으나,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한반도 위기가 극에 달한 4월 초(87.90bp)와 비교해도 13bp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밴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 시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발생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종료 문제로 신흥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도 연일 신고점을 나타내는 등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국가·기업 부도위험 지표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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