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자식사랑에 경제민주화 역주행 논란

 

▲GS그룹 허창수 회장.
[파이낸셜투데이=황병준 기자]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바람속에서 대기업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가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수장인 허창수 회장이 이끌고 있는 GS그룹이 상당히 높은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를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또한 허 회장은 자식들에게 편법증여를 통해 부의 대물림을 자행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GS일가의 계열사 내부거래 비율은 적게는 35.6%에서 많은 곳은 100%에 이르기 때문에 국세청이 과세대상으로 지정한 계열사와의 거래율 30%를 모두 넘고 있어 과세가 적용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파이낸셜투데이>는 GS그룹의 불편한 진실을 들춰봤다. 

정부가 재벌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재벌 총수의 사익편취 행위를 금지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에 대한 심사를 펼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회는 대기업그룹의 계열사간 불법 일감몰아주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위해 재벌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넘는 계열사에 부당한 일감몰아주기를 했을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토록 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고 부당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판단기준도 확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GS그룹은 적지 않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여전해’?

정부가 이처럼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 강화를 펼치고 있지만 정작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는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부당내부거래 구제 강화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최근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를 넘는 87개 기업을 상대로 그룹 내 계열사와 내부거래 액을 분석한 결과 GS그룹은 전년보다 1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그룹의 GS ITM(32.8%)와 GS네오텍(30.0%) 등은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GS ITM는 허창수 그룹회장의 외아들인 윤홍(GS건설 상무)씨가 대주주로 있고, GS네오텍은 허 회장의 동생인 허정수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부의 대물림에 인자한 허 회장 일가‥‘어떡하지’
경제민주화법 도입되면‥재계 타격 ‘0순위’ 올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그룹의 모기업인 ㈜GS는 허창수 회장과 그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 45.7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가족 지분만 43.2%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GS네오텍, 보헌개발, 승산, 승산레저, STS로지스틱스, 엔씨타스,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정밀화학 등 8개사는 총수 일가지분이 100%를 차지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지분 전체를 확보하고 내부거래를 통해 일감을 몰아주고 있어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총수일가 지분 
 
대표적인 회사가 GS네오텍이다. GS네오텍은 허정수 회장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로인 한 짭짤한 배당금도 쏠쏠하게 챙기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 12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난해 GS네오텍의 당기순이익이 19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은 62.82%에 달한다. 전년도에도 허 회장은 배당금으로 90억원을 받았다. GS네오텍은 지난 2011년보다 당기순이익은 줄어들었지만 배당금은 오히려 늘려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GS네오텍은 지난해 매출 6,047억원 중 3,922억원인 64.8%를 특수관계사인 GS계열을 통해 거래했다. 전년도에도 5,241억원의 매출중 3,016억원(57.5%)을 내부거래를 통해 이룩했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보헌개발’ 또한 다르지 않다. 허창수 회장의 5촌인 허준홍, 허서홍, 허세홍 등이 각각 33.33%씩 100%를 보유하고 있는 보헌개발은 지난해 매출 14억6,000여만원 중 14억5,200만원을 계열회사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

삼양인터내셔날, 옥산유통, GS ITM 등 GS 계열사 의존도가 99.5% 달해 독자적인 생존능력은 없는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승산 또한 일가족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허용수 GS홀딩스 전무가 58.55%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인영, 허완구 회장 그리고 부인인 김영자 여사가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승산레저는 허완구 승산 회장이 47.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허인영, 허용수 그리고 허정홍(14), 허석홍(10)군이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100% 가족이 갖고 있다.

허정홍군과, 석홍군은 아직 미성년자이면서도 지분을 51만주(25.5%), 20만주(10%)를 각각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미성년자 대주주+내부거래 100%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인 정홍군과 석홍군은 운송관련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STS로지스틱스의 주식 전액을 각각 70%, 30%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66억4,500만원의 매출액 전부를 그룹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어 GS의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내부거래, 부당승계로 대표되고 있는 기업으로 통하고 있다.

 

 

사업시설유지관리서비스업을 하는 엔씨타스는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상무가 지분의 29.3%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정현, 허주홍, 허태홍 등 2촌에서 4촌사이의 친척들이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엔씨타스는 전체 매출 90억중 계열사를 통해 34억2,500만원 37.9%의 내부거래를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허윤홍 상무는 앞으로 차기 GS를 이끌어갈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코스모앤컴퍼니는 허창수 회장의 4촌인 허경수 회장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코스모정밀화학은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아들 허선홍씨가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원홍, 박상호 등 허 회장의 친인척 들이 100% 보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주식의 100%를 확보하고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가 매출의 전부를 차지하는 기업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이러한 회사는 그룹의 오너가 자식들에게 지분을 승계하기 위해 편법으로 운영하는 것이지 정상적인 기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S그룹의 많은 계열사가 오너의 지분으로 이뤄져 있고 내부 거래 또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정부의 경제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배당 논란

GS그룹의 고배당 또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GS는 지난해 1,350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액만 1,279억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966억인 것을 감안하면 배당성향만 132.4%에 이른다. 이 중 절반가량이 허 회장의 일가에게 돌아간 셈이다. GS는 지난 2011년 52.2%, 2010년 92.5%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여왔다.

전경련 수장 불구‥GS그룹 일감몰아주기 ‘여전’
어린이 주식부자도 ‘톱’…보유주식만 수백억 눈살

지난해 재벌닷컴이 공개한 2010~2011년 회계연도 10대 그룹 소속 592개 상장사 비상자사의 배당현황 자료는 GS그룹의 비상장사 배당성향을 40%라고 밝혔다. 이는 다른 대기업인 현대차그룹 19.75%의 2배에 해당하고, LG그룹 31.28% 보다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계에서 GS그룹은 다른 기업에 비해 많은 배당을 주고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정부가 추진중인 일감몰아주기와 내부거래 규제 방침에 GS그룹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업 4세 주식 승계 ‘러쉬’

지난달 CEO스코어에 따르면 35세 미만인 GS그룹 창업 4세 17명(미성년자 4명 포함)이 보유한 상장 및 비상장사 주식가치는 4,171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모두 GS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66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창업 4세가 재산을 계속 불려가고 있지만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 상장사 지분은 크게 확보하지 못했다.

상장사 지분을 직접 승계하는 데 따른 세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은 비상장사를 중심으로 4세들의 재산을 불리는 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그룹.

 

재계의 한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 등 3세들이 아직 현직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2세들이 그랬듯이 4세를 위한 상속에도 힘을 쓰고 있다”며 “GS ITM 등 4세들이 대거 보유한 비상장 주식들이 재산 증식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주식부자도 ‘왕’

어린이 주식부자에도 GS그룹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4월30일 종가 기준으로 1억원 이상 주식 부자 어린이는 총 118명이고 이중 최고부자 역시 GS의 몫이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인 허정홍군이 429억9,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허 부사장의 차남인 허석홍군은 174억6,000만원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 수장이자 GS그룹의 허창수 회장의 체면을 구기게 만드는 것이다”며 “특히 어린이 주식부자의 경우 이들이 재대로 세금을 냈는지 여부와 해당 기업 출자할 때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 박탈감에 이르게 하는 일련 행동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박근혜 정부와 국민들이 경제민주화와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한 부의 편법 승계에 대한 관심과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며 “허 회장은 이 같은 국민의 요구에 만족할 만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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