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최근 보험과 연기금이 최근 변동성이 커진 국내 채권·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관들은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각각 금리의 상단과 코스피의 하단을 지지해주며 증시 변동성 축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연기금과 보험의 잔고수량 합계는 지난 14일 기준으로 총 516조6천105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초 기준으로 연기금과 보험의 잔고수량 합계는 505조9천616억원. 불과 30거래일 사이에 두 기관의 잔고수량 합계가 11조원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직전 30거래일(3월 20일∼4월 30일) 동안에는 연기금과 보험의 잔고수량 합계가 7조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었다.

특히 보험이 최근 한달 동안 채권시장에서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5월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보험의 잔고수량 증가폭은 9조3천600억원으로, 직전 30거래일 동안의 증가폭(5조5천400억원)의 배에 가까웠다.

5월 초는 최근까지 이어진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된 시점이다.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지난 5월 2일 연 2.44%였던 금리는 지난 14일 연 2.76%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에 10년물의 금리는 연 2.73%에서 연 3.19%으로 급등했다.

결국 이 기간에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금리가 급등하자) 장기투자기관인 보험과 연기금이 본격적인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저가매수세를 펼쳤다.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된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보험은 총 2천930억원을 순매수했다. 11거래일 동안 보험이 순매도한 날은 지난 11일 하루뿐이었다.

같은 기간 연기금도 총 2천570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 역시 순매도를 보인 날은 11거래일 중 2거래일에 그쳤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하락장에서 장기투자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지수의 하단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험과 연기금은 주가가 떨어질 때 저가로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며 수익을 내는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들 기관이 외국인처럼 코스피의 추세를 이끌지는 않지만 하락장에서 지수의 하단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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