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최근 회사채 시장이 말 그대로 꽁꽁 얼어붙었다. 이는 STX팬오션 사태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최근 회사채 금리가 크게 오르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전 세계적으로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 불안감이 번져나가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던 국내 기업들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BB’ 등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등급의 기업은 물론 ‘AA’급에 이르는 우량한 기업들 역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12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CJ헬로비전의 경우 ‘AA-’의 우량한 신용도를 보이고 있었지만 수요예측 결과는 참담했다.

총 1500억원에 이르는 규모의 회사채 중 희망금리 밴드에 들어온 유효수요는 불과 2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유효수요에 포함되지 않는 수요도 400억원에 그치는 등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달사태가 발생, 업계는 충격적이란 반응을 내놓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희망금리가 적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만 것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와 장기물 손절매 영향으로 연중 최고치까지 치솟는 등 채권 가격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금리가 치솟자 기관을 비롯한 투자자들도 회사채 투자에 대해 관심을 줄여나가는 모양새다.

특히 6월 둘째 주 회사채 발행 규모는 7500억원에 불과, 전주 대비 5668억원이나 급감했다. 6월 셋째 주 회사채 발행도 4810억원으로 월초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사채 유통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본드웹’에 따르면 지난 4월 마지막 주 5조8851억원에 이르렀던 회사채 거래량은 5월 마지막 주 4조3337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이번달 둘째 주에는 3조4750억원까지 크게 급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업계에서는 “회사채 시장의 위기는 당장 해결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달 중순 채권 금리가 잠시 하락 반전하긴 했지만 한동안 금리상승은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임박, 금리가 상승하고 손절매 물량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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