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 중 특히 한국에서 가장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한 주 동안 3조원을 넘는 대규모 자금이 이탈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조치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각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현금화가 수월한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자금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14일 한 주 동안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32억2천750만 달러(3조6천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에서 11억890만 달러(1조2천480억원), 대만에서 10억3천580만 달러(1조1천658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 주식의 순매도 금액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외에 태국 4억9천160만 달러, 인도 2억6천530만 달러, 필리핀 6천700만 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주 아시아 신흥국 증시는 동반 폭락했는데 이는 선진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될 경우 그만큼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업계전문가들은 한국은 다른 동남아 신흥국에 비하면 경제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탄탄해 유동성 축소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외에도 최근 3개월 및 6개월 누적 매매 추이에서도 한국 주식 순매도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3개월, 6개월 누적으로 각각 70억9천340만 달러, 46억2천660만 어치를 순매도했다.

3개월 기준으로는 대만(1억8천650만 달러), 태국(18억2천850만 달러), 인도네시아(14억7천50만 달러)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있었지만 규모가 한국에 비해 훨씬 적었다. 인도와 필리핀에서는 각각 62억1천960만 달러, 4억2천450만 달러 순매수였다.

6개월 누적 기준으로는 한국을 제외하면 태국(12억4천200만 달러)에서만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났다. 외국인은 대만,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는 오히려 순매수를 보였다.

특히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주가가 크게 오른 일본에는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일본은 3개월과 6개월 누적으로 각각 585억3천390만 달러, 990억9천180만 달러가 대거 유입됐다.

한편 한국 증시의 외국인 비중은 최근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종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으로 외국인 비중은 33.89%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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