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개사 중 9개사, “아직은 시기상조”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투자유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지방투자여건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으며, 경기 침체와 자금조달 어려움 등을 이유로 지방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3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지방투자 저해요인과 개선과제 조사’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지방에 대한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기업의 62.6%가 ‘투자계획이 없으며 관심도 없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현재 투자계획이 있으며 계획대로 실행할 것’이라는 응답은 6.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어, 대다수 기업들은 지방에 신규 투자계획을 세우거나 계획된 투자를 실행하는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업들이 지방투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확신하기 어렵고, 선진국 경제와 환율·원자재 가격 등 대외적 요인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대전소재 제약업체 A사의 관계자는 ‘올해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자금사정이 나빠지자 제일 먼저 연구개발 투자를 미루었다’며, ‘향후 매출증가를 위해서는 지금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경기침체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다. 다른 기업들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1년 이내 계획했던 투자가 무산되거나 지연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주된 원인으로 자금조달 애로, 경영방침의 변동(40.5%)과 같은 내부경영환경 요인보다는 경기 침체, 환율 변동 등과 같은 외부요인(51.4%)을 지적했다.

지방투자활성화를 위해 향후 정부가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지방투자에 대한 세제감면, 자금지원 등의 인센티브 확대’라는 응답이 40.4%를 차지하였다. 다음으로는 저렴한 산업용지 공급확대(16.2%), 기업투자관련 규제개선과 행정절차 간소화(15.2%)를 꼽았으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의지 및 협조(12.5%)에 대한 요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 부진에 따른 매출감소와 자금난 악화,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생각보다 더 위축되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최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분위기가 다소 살아나고는 있지만,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환경이 취약한 지방으로 투자가 확대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가 지방에 대한 투자를 보다 강력하게 유인하기 위해서는 자금·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등 지원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지방투자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지역별 현안애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해소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