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주요 부처 고위공직자들이 직무와 관련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도 있었지만, 일부는 비상장주식을 상당량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일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1급 이상 공무원과 산하 단체 고위공직자 혹은 가족들이 직무 관련성이 높은 주식을 다수 보유하거나 매매했다.

일반적으로 ‘직무 관련성’ 기준의 경우 해당 기관과 기업이 최근 3년간 체결한 계약 및 예산지원 등의 거래내용을 바탕으로 위원회에서 관련성 유무를 판단한다. 하지만 직무관련도가 있는 회사 주식을 3000만원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영향이 크지 않으므로 소유할 수 있다는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박기풍 국토부 제1차관은 배우자가 비상장사인 건물·부동산 관리회사인 알엠씨 주식 2만주를 출자를 통해 신규취득했다고 신고했다. 박 차관의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1억원 상당이다.

안전행정부 측은 박 차관의 직무와 알엠씨 간 직·간접적인 연관관계는 분명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이후 직무관련성 심사가 청구되면 재확인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국토부 측은 "(박 차관) 장인이 보유한 회사를 비상장사로 만들어 가족들에게 주식을 배분한 것"이라며 "개인 소유의 건물을 관리하는 회사로 가족들이 주식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 김완규 부사장의 배우자는 플랜트 업체 ‘코오롱글로벌’ 주식을 1500주 늘려 5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수처리사업 전문기업으로 수자원공사와 밀접도가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선원표 원장은 해운물류 정보기술(IT) 기업인 케이엘넷 주식 1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박석순 원장도 직무연관도가 높은 수질측정진단 기업인 테크로스 주식 1만9280주를 보유하고 중이다. 비상장사인 테크로스 보유지분 가치 964만원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의 경우 차남이 농협금융지주 자회사인 NH농협증권 보통주 6559주를 우리사주 형태로 보유중이다. 기존보다 3575주를 늘린 규모로 다른 종목의 주식을 보유한 이 위원장 차남의 소유주식 가치는 2207만원에서 4892만원으로 늘어났다.

복지부 산하 중앙의료원의 윤여규 원장은 바이오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윤 원장은 젬백스 주식을 이전 보유량보다 220주 줄어든 780주 보유 중이라고 신고했는데, 보유주식 가치는 3억7749만원에서 3억3065만원대로 줄었다.

이를 두고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공직자들이 직무와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직무 관련성’의 명확한 증명 여부와 관계없이 지양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윤리성 확립이 필수적인 공직자 신분으로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남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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