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영풍제지 창업주 이무진 회장(79)이 회사 경영권과 최대주주 자리를 ‘35세 연하’ 부인인 노미정 부회장(44)에게 넘겼다.

지난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영풍제지 주식 113만8452주(51.28%)를 노 부회장에게 전량 증여했다. 이에 따라 노 부회장은 지분이 4.36%에서 55.64%로 늘어 단숨에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증여 가격은 주당 1만6800원으로 총 191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노 부회장은 2008년 결혼했으며 노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영풍제지 부회장으로 깜짝 선임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노 부회장은 미등기 임원인 탓에 주주총회도 거치지 않고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이후 8개월 만에 소수 지분을 확보, 영풍제지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바 있다.

이 회장은 장남 택섭씨와 차남 택노씨 등을 두고 있다. 택섭씨는 2002년 영풍제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가 2009년 3월 임기가 만료되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은 전 부인 소생인 아들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대신 부인에게 넘겨주기로 한 것이다.

영풍제지는 지난 1970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 1156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을 기록한 중견기업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4일 영풍제지를 최대주주 변경 지연 공시 사유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증여를 신고한 지난달 26일 다음날인 27일까지 지분 변동을 공시해야 했지만 뒤늦게 이를 공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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