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민정 기자]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원만하게 지낼 수 있을까.’,‘수업은 뒤처지지 않고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취학 전 아동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고민거리다.

유아기 시절 뚜렷한 문제없이 자라온 아이가 취학 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한다거나,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조용한ADHD를 한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조용한ADHD는 과잉행동과 충동장애가 확연히 눈에 띄는 일반 ADHD와는 달리, 매일 같이 시간을 보내는 부모도 발견하지 못 할 정도로 쉽게 지나칠 수 있다. 보통 여자아이에게 나타나는 조용한ADHD는 행동거지가 활발하지 않고, 주변에 방해를 끼치지도 않는데다가 자기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확인하기도 그만큼 어렵다.

조용한ADHD로 인해 주로 나타나는 행동으로는 평소에 생활습관이 게으르고, 간단한 심부름도 끝까지 완수하지 못 하고 딴 짓을 한다거나, 유난히 공상이 많아 집중력이 떨어지며, 또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등 실수가 잦은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7세 여자아이의 어머니인 공 씨(女, 37)는“지민이(가명)가 평소에 말썽도 안 부리고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 단지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을 뿐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았다.”라고 전하며“하지만 생각만큼 성적은 오르지 않고, 공상이 많아 딴 짓을 하거나, 실수가 잦은 행동들을 보여 조용한ADHHD가 의심되기에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을 예정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덧붙였다.

조용한ADHD는 보통 성적에 민감해지는 중, 고등학교 때 의심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어릴 때는 발견하기 어렵고 학교생활을 하면서 대인기피증, 우울증으로 발전 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 및 치료까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류한욱 소아정신과의 류한욱원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ADHD에 비해 조용한ADHD는 성인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학업, 직장생활 등 전반적인 사회활동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전하며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을 하거나 그대로 방치하게 될 경우, 나중에 여러 문제를 동반해 개선이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에 취학 전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을 덧붙였다.

이처럼 잘 보이지 않는 숨겨진 성향들이 내 아이의 학교생활, 나아가 사회생활까지 힘겹게 할 수 있다. 인생을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 학창시절, 평소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여 혹시 조용한ADHD가 아닌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더욱 유익하고 유쾌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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