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이탈 우려로 그간 ‘시간끌기’…예대율 규제로 예금 확보 중요해져
코로나19 확산 변수에 27일 기준금리 인하 앞두고 ‘선제적 대응’ 분석도

4대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 인하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넉 달 만이다. 그간 시중은행들은 예대율(예금대비대출 비율) 규제와 금융소비자 이탈 우려로 수신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달 21일부터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과 ‘신한 주거래 S20통장’의 우대이율을 종전 연 최고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낮춘다. 저축예금의 기본이율도 연 0.20%에서 0.10%로 0.10%포인트 인하한다.

NH농협은행은 타 시중은행보다 발 빠르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 이후 두 달 뒤인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예금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렸다.

IBK기업은행은 ‘IBK플러스저축예금’ 금리를 연 0.10~0.90%에서 지난 21일 0.10∼0.70%로, 최대 0.20%포인트 낮췄다. ‘IBK플러스기업자유예금’ 금리는 0.10%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금리가 연 0.50~0.95%인 '원(WON) 예금' 금리를 0.50~0.87%, 연 1.40%인 '위비정기예금' 금리를 1.10%로 조정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날부터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1∼6개월) 상품 금리를 연 0.70∼1.10%에서 0.60∼1.0%로, 'KB국민UP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연 1.35∼1.50%에서 연 1.10∼1.30%로 내렸다.

은행들은 통상적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후 약 1~2주 후 수신금리를 낮췄다. 하지만 이번엔 대부분의 은행들이 소비자 이탈을 우려해 눈치싸움을 펼친 끝에 넉 달 만에야 수신금리 인하에 나섰다. 은행들이 올해부턴 예대율 규제로 인해 예금 확보가 중요해진 것도 수신금리 인하 조치가 늦어진 요인이 됐다.

아울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은이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수신금리 인하정책을 취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은지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