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실행일 앞두고 변동된 대출금리 체계에 고객들 ‘혼란’
대구은행 “대출모집법인과 미스 커뮤니케이션…서류 제출 고객은 기존 금리 적용”

DGB대구은행 본점. 사진=DGB금융지주

대구은행이 수도권 영업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고객들에게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한다고 홍보했다가 대출 실행 며칠 전 대출금리가 변경되는 등의 영업 행위로 구설수에 올랐다. 대구은행은 은행과 대출모집법인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했던 일이라고 설명했지만, 고객들은 대구은행 때문에 대출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여야 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낮은 대출금리에 입소문 탄 대구은행, 갑자기 금리 변경?

이달 초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고덕 아르테온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 사이에서 대구은행이 이목을 끌었다. 대구은행이 다른 은행들보다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고덕 아르테온 수분양자인 A씨도 대구은행의 대출 모집법인인 와이즈모기지 소속 대출상담사를 통해 대구은행의 주담대 금리를 설명받았다. A씨는 대출상담사로부터 5년간 고정으로 ‘기준금리(MOR 은행채 1년물) + 가산금리(연 0.99%)’라는 설명을 듣고 지난 11일 대구은행 강남영업부를 방문해 대출서류를 작성 및 제출했다.

A씨는 “당시 입주자들 모임 SNS에서 대구은행 금리가 타 은행 대비 저렴하다는 입소문이 났다. 그래서 설명을 듣고 대구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18일 갑자기 모임 SNS 내에서 기존 안내와 달리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변경됐다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A씨는 해당 소식을 듣고 대구은행 강남영업부와 대출상담사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대출상담사 전화기는 꺼져있었고 강남영업부도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 외에도 대출을 신청했던 다른 수분양자들 역시 은행에 항의 연락과 방문을 했으며 그중 일부는 제출했던 대출서류를 다시 회수하기도 했다.

수분양자들은 대출금리에 대해 여러 차례 항의한 뒤에서야 은행과 대출모집법인으로부터 기준금리는 신잔액코픽스 금리가 사용되며 가산금리는 1.08%로 변경됐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대구은행 대출모집법인 와이즈모기지 사과문. 대구은행은 지난 18일까지 대출 서류를 제출한 고객에게는 처음 설명한 대출금리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사진=취재원 제공

이에 고객들의 분노가 높아지자, 대구은행 대출모집법인인 와이즈모기지는 지난 18일 저녁 사과문을 통해 “17일 저희가 대구은행 본점에 올린 승인요청 금리가 예상과는 다르게 나와 18일 오늘 하루 고객님들의 항의에 응대도 못하고 본점과 재협의 했다”고 밝혔다.

재협의 결과에 따라 기존 대출 신청자들은 ‘기준금리(MOR 은행채 1년물) + 가산금리 1.29% - 우대금리 0.30%’를 적용받기로 했다. 우대 조건인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개설 등과 같은 부수거래를 유지한다는 조건을 충족하면 기존에 안내받았던 ‘기준금리(MOR 은행채 1년물) + 가산금리 0.99%’를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 같은 대처가 고객들의 항의 이후에 이뤄진 것이라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A씨는 “애초에 대출금리가 어떻게 변경됐는지도, 은행이 먼저 알려준 것이 아니라 대출을 신청한 사람들이 계속 문의해서 알아낸 것이다”며 “또 처음에는 부수거래를 꼭 유지할 필요 없다고 고 설명을 들었는데, 부수거래를 유지해야만 0.99%의 가산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더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은행은 실수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그것은 대출모집법인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대출모집법인 탓으로만 돌리는 거 같다”고 말했다.

◆ 대구은행 “실수 있었지만 최종 적용되는 표면금리는 똑같아”

대구은행은 대출모집법인과 의사소통에이 원활치 못해 벌어진 실수라는 입장이다. 또 기존에 고객들이 안내받은 대출금리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던 대출금리는 사실상 표면적으로는 같은 금리로 적용되기 때문에 고객들이 적용받는 금리에는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일부 설계사들이 고객들이 오해할만하게 설명한 게 맞다. 금리가 확정되기도 전에 어떻게 금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설명한 것 같다”며 “그래서 일부 설계사들이 오해할만하게 설명한 것을 인지하고 고객들이 처음 설명받으셨던 대로 대출금리를 세팅해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대다수 은행들은 코픽스 금리를 사용한다. 그런데 기준금리 종류가 달라졌다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시고 고객들이 가산금리가 0.99%에서 1.08%로 변경된 것을 보고 놀라신 것 같다”며 “사실 최종적으로 적용되는 금리는 똑같은데 고객분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해할 만한 사항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즉, 고객들이 적용받는 최종 대출금리 상의 차이는 없다는 얘기다. 다만 대출을 신청한 고객들 사이에서는 대출 실행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된 이 같은 실수가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새어나왔다. 실제로 고덕 아르테온 입주자 카페에서 한 누리꾼은 “대구은행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비판하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대출모집법인의 잘못된 설명으로 비롯된 만큼, 해당 법인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해당 대출모집법인에 패널티를 줬다. 아무래도 상담사분들은 영업 실적에 따라 성과가 달라져서 공격적으로 영업하시느라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 같다”며 “앞으로 이 같은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출모집법인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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