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지역경제 타격에 존재감 줄어든 이자이익
5대 지방은행, 비이자이익 적자에서 흑자 전환 성공
순이익 상승세 이어간 지방은행, 체질개선 효과 나타나

지방은행 2018년과 지난해 순이익. 자료=각 사

지방은행들이 비이자 및 글로벌 이익 확대에 힘입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 경기가 침체 된 상황에서 이뤄낸 것으로 체질개선이 가속화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5대 지방은행이 거둔 순이익은 기대 이상이었다. 부산·대구·경남·전북·광주은행은 지난해 총 1조121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순이익이 1조43조원이던 2018년보다 11.7%(1173억원)나 증가한 것이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부산은행이 지난해 374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8년(3467억원) 보다 8.1%(28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대구은행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여줬다. 지난해 대구은행은 2018년(2348억원) 대비 20.2%(475억원) 증가한 282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경남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817억원으로 2018년(1690억원) 보다 7.5%(127억원) 늘어났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173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도(1533억원) 대비 13.1%(200억원) 성장한 수준이다. 전북은행 역시 2018년(1005억원) 보다 9.0%(90억원) 높은 109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한파가 감지됐던 지역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지난해 지방은행들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방은행의 경우 전국에 걸쳐 영업점이 분포돼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역 경제가 은행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지난해 지역 경제를 떠받드는 조선과 자동차, 철강 산업 등이 어려움을 겪자 지방은행도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게다가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인하하면서 은행권은 전반적으로 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지난해에만 기준금리가 총 0.50%p 떨어져 현재 1.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는 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감지되고 있다.

이에 5대 지방은행 이자이익은 지난해 모두 뒷걸음질 쳤다. 5대 지방은행의 이자이익은 2018년 총 4조2842억원에서 지난해 4조903억원으로 4.5%(1912억원) 감소했다. 다만 5대 지방은행의 비이자이익은 2018년 453억원의 적자에서 82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BNK금융그룹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1033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이자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2018년(466억원) 대비 121.7%(567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경남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382억원으로 2018년(249억원) 보다 53.4%(133억원) 증가했다. 나머지 지방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은 아직 흑자로 전환되지 못했지만 적자 폭이 개선되며 지방은행 전체의 비이자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JB금융그룹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도 김기홍 JB금융 회장의 내실 성장에 집중한 경영전략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김기홍 회장은 수도권 진출을 확대하는 타 지방은행과 달리 전북·광주 지역의 연고지 영업 기반을 확대하며 집토끼 잡기에 힘썼다.

아울러 전북은행의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을 통해 벌어들이는 글로벌 수익 역시 증가하고 있다. 전북은행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프놈펜상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018년(147억원) 대비 40.5% 증가한 207억원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에 진출해있는 한국계 은행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이다.

DGB금융그룹의 대구은행은 2018년 대비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줬지만, 은행 수익성이 개선됐다기보다 명예퇴직 등의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지 않은 효과로 풀이된다. 대구은행은 2018년 말 명예퇴직금으로 546억원의 지출이 발생한 바 있다. 또 자산건전성 개선과 함께 대손충당금이 함께 줄어 지난 3분기까지 부진하던 실적을 4분기에 만회했다. 대구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018년 1633억원에서 지난해 1420억원으로 줄었다.

한편, 지난해 이들 은행의 모회사인 BNK금융과 DGB금융, JB금융 사이에선 순위변동이 일어났다. 기존에는 순이익 규모가 BNK금융이 1위, DGB금융이 2위, JB금융이 3위였으나 지난해 JB금융이 DGB금융을 앞서면서 2위와 3위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2018년 기준 이들 금융지주 순이익은 BNK금융 5021억원, DGB금융 3835억원, JB금융 2415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BNK금융이 5622억원, JB금융이 3419억원, DGB금융이 3274억원을 순이익으로 거두며 기존 순위가 바뀌었다.

이는 DGB금융의 순이익이 하락한 동시에 JB금융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2018년에서 지난해 사이 DGB금융 순이익은 14.6%(561억원) 떨어졌고, 같은기간 JB금융 순이익은 41.6%(1004억원)이나 증가했다. BNK금융은 2018년 대비 지난해 12.0%(601억원)의 성장률을 보였다.

DGB금융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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