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시장포화·저금리…‘불안불안’
수입보험료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
삼성·한화·오렌지·신한, 업황 부진 ‘울상’
삼성생명 2014년 이래 가장 부진한 실적
동양생명만 유일하게 실적 대폭 증가
4월부터 예정이율 인하 줄줄이 예고
저출산과 고령화의 심화와 생보시장 포화로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이 대체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저금리 시대와 강화되는 재무건전성 규제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 등도 실적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가입자가 낸 총 보험료 합계인 수입보험료는 2016년 119조8000억원에서 ▲2017년 114조원 ▲2018년 110조8000억원 ▲2019년 108조1000억원(추정) ▲2020년 105조7000억원(보험연구원 전망치) 등 지속 감소 중이다. 여기에 신계약 감소, 이차역마진 심화 등 각종 지표에도 불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517억원으로 전년(1조7337억원) 대비 39.3% 감소했다. 이는 2014년 이래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매출액은 32조2409억원에서 31조8040억원으로 1.4%, 영업이익은 2조5833억원에서 1조2526억원으로 51.5%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01%에서 3.94%로 줄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리 하락에 따른 보험업황 부진과 지난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위인 한화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17억원으로 전년(4465억원) 대비 81.7% 하락했다. 매출액은 23조4305억원에서 24조9785억원으로 6.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502억원에서 492억원으로 92.4%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은 2.77%에서 0.20%로 주저앉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신계약이 줄고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및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순이익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오렌지라이프도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오렌지라이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15억원으로 전년(3113억원) 대비 12.8% 감소했다.
매출액은 5조480억원에서 4조6621억원으로 7.6%, 영업이익은 4130억원에서 3874억원으로 6.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18%에서 8.31%로 소폭 늘었다.
신한생명의 당기순이익도 1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대형 생보사 중에서는 동양생명만 자회사 동양자산운용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크게 늘었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32억원으로 전년(503억원) 대비 12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7869억원에서 6조2540억원으로 8.1%, 영업이익은 668억원에서 1115억원으로 66.9%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1.15%에서 1.78%로 뛰었다.
생보사들의 실적 부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의 ‘2020년 보험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보장성보험 증가세 둔화와 저축성보험 감소세 지속으로 –2.2%가 전망된다. 전망대로라면 4년 연속 역성장이다.
특히 금리하락에 따른 보증이율 인하와 제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소극적 판매 전략 등으로 일반저축성보험은 저년 대비 9.9%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변액저축성보험 역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로 5.4% 감소할 전망이다. 보장성보험의 경우 종신보험 시장의 포화와 해지 증가 등으로 2.4%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생보업계는 예정이율을 내리면서 보험료 인상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4월 1일부터 예정이율은 0.25%p 내리기로 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운용을 통해 보험금 지급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저렴해지고, 반대의 경우 보험료가 비싸진다.
한화생명도 4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도 같은달 0.25%p 하락을 검토 중이다. 농협생명도 상품별로 0.25~0.50%p를 내리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