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초 SK하이닉스 사무직 노조가 조합비를 유용했다는 의혹 나와
사무직 노조 임원 “블라인드 글로 공식적인 답변을 할 의무가 없다”

SK하이닉스의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조합비 회계처리 투명성이 절실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블라인드

SK하이닉스와 단협 교섭이 결렬돼 조정을 진행 중인 기술사무직 노조(이하 사무직 노조)가 때아닌 조합비 유용 의혹에 휩싸였다.

14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 등에는 SK하이닉스 사무직 노조의 조합비 통장 입·출금 내역을 공개하라는 글이 성토 중이다.

사무직 노조는 출범 당시 약 1010여명으로 구성됐었다. 하지만 입출금 내역 등의 문제로 이탈자가 발생하며 현재는 약 700~800여명으로 구성됐다.

또한 사무직 노조는 조합비(CMS) 명목으로 구성원들에게 월 3만원의 회비를 받아왔다. 아울러 사무직 노조는 조합원들의 가입을 독려하며 ‘조합비는 조합원 확대를 위한 간담회, 교육 사업 등에 쓰이고 수입내역과 지출내역을 조합원들게 정기적으로 공개합니다’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일 사무직 노조 등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조합비를 한 번이라도 공개한 적 있나요? 조합비 내역은 투명하게 공유해야합니다”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후 사무직 노조의 한 임원은 12월 9일 노조 네이버 카페에 “(사무직 노조가) 출범 이후 조합비 지출 내역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임원들도 회계를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사무직 노조가 PPT로 올린 ‘기술사무직 지회 회계 1,2’. 사진=제보자 제공

이 같은 논란에 사무직 노조는 12월 24일 PPT로 된 ‘기술사무직 지회 회계 1,2’를 공유했지만, 이마저도 상세히 공유하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최근 블라인드에 “생산직 노조도 (입출금 내역) 오픈하던데 더 배운 사람들이 왜 그럴까. 왜 오픈 안하죠?”, “이렇게 오래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당하면 진작 공개했겠죠. 술 값으로 예측이 되네요”라는 등 입출금 내역을 오픈하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한 직원은 ‘다시 태어나길 바래본다’라고 말하며 “조합비 회계처리 투명성이 절실하다. 모임에서 회비 사용은 사용목적, 사용처, 금액이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조합비의 회계처리 상세내역 공유는 조합원과의 신뢰이기에 조합비에 대한 의심을 하루 빨리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노무법인 위너스 윤병상 노무사는 “현재 의혹 단계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겠으나, 만약 노조 측에서 임의적으로 조합비를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면 노동조합의 규약에 따라 징계 대상자에 해당할 수 있고 사실관계에 따라서 업무상 횡령죄 또는 업무상 배임죄 등이 성립될 수 있을 듯 싶다”고 말했다.

한편 사무직 노조 임원은 “블라인드 글로 공식적인 답변을 할 의무가 없다”며 “카페에도 약식으로 공유했고 공지도 했으며 회계 감사가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계 감사를 누가 진행하며 언제로 예정되어 있냐”라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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