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밀렸던 지난해 5G 스마트폰 점유율
애플·화웨이 등 해외 브랜드 약진 거세
삼성 ‘프리미엄 제품 차별화’, LG ‘V60·G9 투트랙’

지난해 국내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시작되며 대표 수출 품목인 스마트폰 또한 함께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이에 본격적으로 5G 시장이 확장되는 2020년에는 국내 대표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어떤 노림수를 취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5G 스마트폰 점유율 36%를 확보했으나 선두를 지키는 것에는 실패했다. 중국의 화웨이가 37%를 기록하며 1위에 오른 것이다.

LG전자는 불과 5%의 점유율로 5위에 그쳤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과 더불어 올해는 애플 또한 5G를 지원하는 아이폰을 출시할 예정이기에 고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체 시장 점유율로 보더라도 삼성전자는 21.3%로 17.7%를 기록하고 있는 화웨이와는 불과 3%밖에 격차가 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보안 이슈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화웨이 제품의 사용을 제재하지 않았다면 역전을 당했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확산으로 인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망치보다 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시장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삼성전자, 올해 출하량 3억대 회복 목표…중저가 라인업과 폴더블 등 프리미엄 제품 총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약 2억98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2018년 2억9300만대를 판매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에서 3억대 이하를 기록한 이후 회복을 하지 못한 것인데, 올해는 다시금 판매량 3억대 달성 노리고 있다.

전략의 중심은 폴더블 폰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이 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20에서 클램셸(조개 껍질) 형태의 갤럭시Z 플립과 갤럭시S20 시리즈를 공개한다.

갤럭시Z 플립은 화면을 위아래로 접을 수 있는 폴더블 폰이다. 화면을 펼쳤을 때는 6.7인치의 크기이며, 접었을 때는 약 4인치대 크기가 된다. 사양은 같은 클램셸 형태 스마트폰인 모토로라의 레이저보다 높으나, 가격은 1400달러(한화 약 165만원)으로 레이저보다 약 100달러 저렴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0 시리즈는 화면 크기 별로 갤럭시 S20, S20+(플러스), S20 울트라 세 종으로 출시된다. 출고가는 128GB 기준 갤럭시 S20 125만원, S20+ 135만 원, S20 울트라 160만 원대로 알려졌다.

이렇듯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도 라인업을 세분화한 것에는 넓은 범위의 소비자 확보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갤럭시 S10과 갤럭시 노트10 또한 보급형 모델로 선보여 다양한 소비자층을 노린 바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등의 중저가 모델을 통해 ODM(제조자개발생산)을 전년과 같이 유지, 가성비 스마트폰 라인업에도 무게를 둘 전망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 S20 시리즈가 흥행 기준인 4000만대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만약 해당 판매량을 달성한다면 2016년 갤럭시 S7 이후 4년 만에 4000만대를 넘긴 것이 된다. 갤럭시 S7은 출하량 5000만대에 달한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진행한 4분기 삼성전자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5G 채용을 확대하고 폴더블폰 제품에 신규 디자인을 도입, 프리미엄 제품을 차별화할 계획이다”라며, “더 폭넓은 가격대로 5G 제품을 운영하고 시장 니즈에 기반해 최신 기술들을 빠르게 적용, 제품 경쟁력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과는 차별화한 ‘슈퍼 프리미엄’ 제품으로 향후 모바일 시장의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는 새롭게 스마트폰 사업 수장에 오른 노태문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의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갤럭시 신화’를 이끌었던 노태문 사장인 만큼, 올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지가 기대된다.

◆ V60은 해외로, G9은 국내로…적자탈출 ‘투트랙 승부수’

사진=연합뉴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 19분기 연속 적자를 탈출할 승부수를 던졌다.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로 삼성전자와 경쟁한다는 전략을 백지화한 것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3월 국내 시장에 V60 씽큐(ThinQ)를 출시하려던 계획을 뒤엎었다. 대신 국내에서는 ‘매스 프리미엄급’ 제품인 G9 씽큐 등 G 시리즈로 승부를 걸 예정이다.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대중(Mass)화’가 가능한 고가 제품을 일컫는다.

이번 전략은 LG전자의 새 수장인 이연모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5G가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어 이동통신사들 간의 경쟁이 둔화된 국내에서는 프리미엄급 스펙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5G 스마트폰을 앞세우겠다는 전략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V60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북미·유럽 등지에서 5G 서비스 도입이 시작되는 만큼 시장에서 이동통신사들 간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다소 높은 가격이라도 소비자들이 수용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V60을 선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북미와 유럽은 5G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는 만큼,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프리미엄 제품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전개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감안해 프리미엄급 제품인 V60 씽큐로 초기 수요에 대응하고, 마케팅 비용도 사업자들의 공격적 마케팅 비용 지출로 어느 정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G9 등 매스 프리미엄급 제품과 더불어 보급형 5G 제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스펙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 또한 프리미엄급 제품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5G 서비스 특성을 감안해 차별적으로 공급 방향을 세워 대응한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6년간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는 1조원에 달했으며, 누적 적자는 3조9000원에 이른다.

이번 투트랙 전략이 이연모 부사장이 내놓은 첫 시도인만큼, LG전자의 적자 폭을 줄여 모바일 사업부 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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