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장 성장이 반도체·스마트폰 실적 상승 이끌 것
D램·낸드 모두 견조한 수요로 이어질 전망
차세대 디스플레이 QD 디스플레이로의 사업 구조 전환 추진

삼성전자가 30일 2019년 4분기, 연간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침체를 겪었으나 5G 시장 확대에 맞춰 반도체·스마트폰 등 전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7조77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84%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2015년 이후 4년 새 최저치 기록이다. 서병훈 삼성전자 IR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에서 D램 가격 하락과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일부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 약세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올해는 D램과 낸드 모두 전반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며 안정적 시장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올해 D램 수요 비트 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 생산량 증가율)는 10% 중반, 낸드는 20% 중후반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모바일용 LPDDR5, 고용량 스토리지 등 차별화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1z 나노 D램 및 6세대 V-낸드 전환을 통한 기술 리더십 강화에 주력한다.

시스템LSI는 5G 칩과 고화소 센서 채용 확대에 따라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파운드리는 EUV 5·7나노 양산 확대와 고객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3나노 GAA 공정 개발을 통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올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대형 고객사의 8나노 컴퓨팅칩 양산 본격화 및 5G칩 수요 증가로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4나노 공정 제품 설계 완료, 5나노 공정의 고객·응용처 다변화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은 축소하고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의 사업 전환에 무게를 둔다. LCD 사업은 초대형, 8K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커브드(Curved), 게이밍 등 프리미엄 모니터 확판에 주력한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LCD에서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할 계획이나 시장 상황과 사업 경쟁력 등을 종합해서 초기 30만장부터 단계적으로 계획된 일정에 따라 케파 전환을 진행하겠다”며, “출시 시점까지 관련 기술과 양산 기술을 제고하는 한편 주요 고객과도 긴밀히 협력해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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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5G 수요 성장이 기대되지만 부품의 고사양화 및 경쟁이 될 전망이기에, 5G 라인업을 확대하고 폴더블 신규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프리미엄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시장변화에 흐름을 주도하고 치열한 업계 경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5G 채용을 확대, 폴더블폰 제품에 신규 디자인을 도입해 프리미엄 제품을 차별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5G 제품을 더 폭넓은 가격대로 운영하고 최신 기술들을 빠르게 채용해 제품의 경쟁력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년 대비 국내 5G 사업규모는 다소 축소되나, 내부 역량 및 글로벌 사업 기반 강화를 통한 해외 5G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화웨이의 5G 시장 강화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는 지난해 5G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670만대 판매로 점유율 36%를 기록했으나, 화웨이는 이보다 20만대를 더 판매해 3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한 전략으로 프리미엄 모델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것.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과는 차별화된 슈퍼 프리미엄 제품으로 향후 모바일 시장의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에 있어서는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삼성전자는 현지 유통사와 협업하고 온라인 채널을 확대, 갤럭시M 등 선능이 우수한 보급형 스마트폰 위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인도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1억5800만대로 중국에 이은 2위 시장이 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와 갤럭시M 시리즈를 통해 인도 시장을 공략했으나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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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전(CE) 부문은 TV와 생활 가전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TV 사업은 QLED·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QLED TV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고, 특히 75형 이상의 초대형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했다. 올해 1분기는 QLED 8K TV를 중심으로 초대형·라이프스타일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2020년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전년 대비 TV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프리미엄 시장에서 리더십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생활가전 사업은 4분기에 비스포크 냉장고, 대형 건조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한 것에 실적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1분기를 포함한 올 한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가전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시스템 에어컨 등 B2B 사업을 강화하고 온라인을 통한 판매도 늘려갈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시장 확대 등으로 반도체 경기 반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와 함께 5G 스마트폰, QLED 8K와 초대형을 앞세운 TV 사업, 라이프스타일 가전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5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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