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이 쏘아 올린 ‘폭탄’…은행·증권사 ‘비상’
라임자산운용이 쏘아 올린 ‘폭탄’…은행·증권사 ‘비상’
  • 임정희 기자
  • 승인 2020.01.28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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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판매한 은행·증권사도 ‘불완전판매’ 논란 휩싸여
총수익스와프(TRS) 계약했던 증권사도 ‘한숨’
‘상각처리’ 둘러싼 금감원과 판매사들의 줄다리기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3년 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본사 차원에서 판매 금지를 권고했으나 유일하게 반포지점에서만 대규모 펀드 판매가 이뤄져 논란이 됐다. 사진=연합뉴스<br>
라임자산운용. 사진=연합뉴스<br>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투자자들뿐 아니라 금융권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사실상 투자자들은 문제가 되는 상품을 은행과 증권사에서 접했는데, 그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증권사 역시 문제의 펀드에 직접 자금을 투입해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은행·증권사 “판매만 했을 뿐” vs 투자자 “판매 채널도 책임 있어”

라임운용의 ‘플루토-FI D-1호’와 ‘테티스 2호’, ‘플루토-TF 1호’, ‘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 등 모(母펀)드에 재간접 투자한 자(子)펀드는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이들 금융사에도 라임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이에 은행과 증권사는 상품을 판매만 했을 뿐,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한다는 이유를 들며 환매중단 책임을 피해가려는 모습이다. 오히려 라임운용이 비정상적으로 펀드를 운용해 판매사들도 속았다며 억울함을 표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는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채널로, 판매사에서 모인 투자금은 자산운용사가 굴린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사와 판매사들은 수수료 이익을 취한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사가 투자자들에 문제의 모(母)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자(子)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판매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은행 및 증권사 직원이 손실 위험이 없다며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점, 투자자 성향 분석 설문을 직원이 임의로 작성했다는 점 등을 들며 사기판매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결국 지난 10일 투자자 3명은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라임운용을 상대로 사기혐의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아울러 대신증권의 경우 반포지점에서 해당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것은 물론 지난해 환매중단에 앞서 고객들에게 라임펀드가 안전하다는 세미나를 개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에 불을 지지피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라임펀드 집중판매를 유도했던 반포지점 센터장은 이종필 라임운용 부사장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듯 판매사들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금융감독원도 불완전판매를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6개의 판매사들도 공동대응단을 구성해 라임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공동대응단은 라임운용의 위법행위가 밝혀질 경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 TRS 계약으로 ‘뒤숭숭’한 증권사 분위기

라임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채결했던 증권사 분위기는 더욱 암울하다. 일부 증권사들은 TRS 계약을 통해 라임운용에 직접적으로 투자자금을 댔는데 환매가 중단됨에 따라 손실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TRS 계약은 주식이나 채권 등의 기초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지원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자산운용사는 레버리지를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라임사태의 경우,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이 환매 중단된 모펀드와 관련한 TRS계약을 맺었다. 이들 증권사는 펀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담보로 대출을 지원했으며, 라임운용은 약정된 이자를 지급했다.

라임운용은 TRS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려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는 투자는 대출을 통해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을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1억원(10%)일 때, 자기자본 10억원을 담보로 10억원을 대출해 20억원을 투자하면 총 2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자기자본 10억원으로 2억원(20%)의 수익을 얻게되는 것이다. 물론 자기자본 10억원이 넘는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대출자는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지급불능 상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즉, 라임운용은 TRS계약으로 투자 수익률을 높이려 했고 증권사들은 돈을 대주는 대신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자 했다. 하지만 투자금 손실이 거의 확실시 되면서 이들 증권사 역시 손실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TRS계약을 체결한 증권사는 개인투자자들보다 자금을 선순위로 회수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그렇게 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선뜻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나서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증권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펀드를 직접 판매한 판매사이기도 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 금감원 “라임운용, 상각 처리 해야”

금감원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라임운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라임사태가 수면위로 떠오르기 전부터 수익률 돌려막기 등과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검사에 나선 것이다. 이후 라임운용에서도 삼일회계법인에 3개 모펀드에 간접투자된 자펀드에 대한 실사를 의뢰했으며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펀드 손실율이 40~70%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일회게법인은 펀드 실사 결과를 다음 달 중으로 금감원과 라임운용에 전달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실사가 완료된 후에 검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감원은 환매중단 규모가 1조6679억원으로 불어나고 돌려막기 등과 같은 사기 행각,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의혹들이 제기되자 추가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핵심인물인 이종필 라임운용 부사장이 잠적하면서 삼일회계법인은 펀드 실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당국 역시 환매중지와 관련한 진상 규명 및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 ‘리드’ 경영진의 800억원 횡령 사건에도 연관돼 있는 이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검찰을 피해 돌연 잠적한 바 있다. 이에 정상펀드 자금을 부실펀드에 투입하는 돌려막기,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폰지사기, 판매사가 자산운용사에게 주문·제작을 의뢰하는 OEM펀드 제작 등 이 부사장과 관련있는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감원은 칼을 빼들었다. 금감원은 삼일회계법인의 펀드실사 결과에 따라 라임운용에 대한 상각 처리를 하라고 요구했다. 상각처리가 되면 문제가 되는 펀드의 손실율을 확정하고 투자금액의 환수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각은 채권이 회수 불가능한 상태가 됐을 때, 이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판매사들은 상각처리를 서두를 경우 펀드의 기초자산 가치가 떨어져 투자자들의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상각 이전에 최대한 자산을 회수해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도록 하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단기간에 진행된 회계 실사로 평가된 펀드의 가치평가를 100% 신뢰할 수 없다며 금감원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편, 라임운용은 16개의 판매사, TRS계약을 맺은 증권사와 함께 ‘3자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라임운용은 향후 협의체를 통해 펀드 자산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방침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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