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A to Z’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A to Z’
  • 임정희 기자
  • 승인 2020.01.23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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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화 위해 모자펀드로 복잡하게 설계
결국 모펀드 유동성 경색으로 자펀드 ‘환매중단’
6200억원 수준이라던 환매중단 규모, ‘1조6679억원’까지 증가
‘돌려막기’ 등 사기 행각까지 드러나고 있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14일 펀드 환매 중단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14일 펀드 환매 중단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부터 불거진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로 금융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매중단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투데이는 투자자들의 피해를 양산하고 사모펀드의 위축은 물론 금융권을 카오스로 몰아넣은 일명 ‘라임사태’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 업계 1위 자산운용사, 대규모 환매중단 발표

라임사태의 시작은 지난해 10월이었다. 라임운용은 지난해 10월 9일 6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환매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며칠 뒤인 14일, 라임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서 최대 1조3363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펀드 환매가 중단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원종준 라임운용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이유 불문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이번 사태로 판매사와 금융업계 신뢰를 무너뜨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근에는 규모가 1조6679억원까지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라임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 288개의 순자산 총액(4조283억원)의 41.4%에 달하는 규모다.

펀드 환매란 투자자가 펀드에 투자했던 지분을 도로 회수하는 것이다. 펀드는 보통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금융사에서 판매되는데 고객들은 해당 판매 채널을 통해 펀드에 투자를 하게 된다. 자산운용사는 판매 채널에서 모인 돈을 운용해 수익을 내고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투자자는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가 아니라면 만기 이전에도 환매를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라임운용처럼 펀드 자산 매각이 어려워질 경우 환매가 중단되면서 연기될 수도 있다. 물론 환매가 미뤄지더라도 나중에 자산을 제대로 매각해 회수가 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환매 연기가 장기화되거나 연기를 했더라도 수익률 회복이 어려워지면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 모펀드서 발생한 유동성 문제, 자펀드로 퍼져

현재 환매가 연기된 펀드는 ‘플루토-FI D-1호’와 ‘테티스 2호’, ‘플루토-TF 1호’, ‘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 등 모(母)펀드에 재간접 투자한 자(子)펀드들이다.

‘플루토-FI D-1호’와 ‘테티스 2호’, ‘플루토-TF 1호’와 연관이 있는 자펀드 157개에 대해 약 1조5587억원 가량의 환매가 중단된 상태며 지난 6일에는 ‘크레디트 인슈어드’ 펀드에 투자한 자펀드 16개(2949억원) 중 약 1200억원 규모에 대해 환매중단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환매중단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펀드들은 모두 ‘모자(母子)펀드’ 구조를 띄고 있다. 모자펀드는 자펀드를 통해 자금을 모집해 모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투자자는 모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투자자→자펀드→모펀드’의 구조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모펀드에서 투자 대상이 현금으로 제때 전환되지 못하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자펀드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해 환매가 어려워진다. 또한 모펀드에서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자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 유동성 문제 왜 불거졌나

이번 사태의 핵심은 장기 투자가 필요하고 유동성이 낮은 모펀드의 특성을 보완하고 투자자의 니즈에 맞춘 상품을 판매하고자 자펀드를 개방형이나 만기가 짧은 폐쇄형으로 운영했다는 것이다. 즉, 모펀드는 유동성이 낮은데 자펀드의 유동성은 높게 설정해 미스매칭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플루토-FI D-1호’는 주로 사모채권에 투자한 펀드다. 사모채권 경우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계약이 체결되며 해당 기업과 직접 계약을 맺을 수 있어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 및 투자가 가능하다. 주로 대기업과 같은 우량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소규모로 자금을 조달할 때 발행된다. 공모사채에 비해 발행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는 등 장점이 있으나 시장성과 거래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테티스 2호’에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권부사채(BW) 등과 같은 메자닌이 편입돼있다. 메자닌은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이르는 이탈리아어로 금융에서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CB와 BW가 해당된다. CB는 일정 시기에 일정 가격으로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며 BW는 일정 기간이 경과했을 때 기업이 발행하는 신주를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채권이다.

주식은 상대적으로 손실가능성과 함께 수익률이 높은 반면 채권은 손실가능성이 낮으며 동시에 안정적이다. 때문에 고객은 CB와 BW 등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손실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주가는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매입해야 할 때, 약정된 가격보다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률이 하락하고 손실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라임운용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의 CB와 BW 등에 투자했는데 경기 불확실성으로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환매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라임운용이 펀드의 수익률을 무리하게 높이기 위해 코스닥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했다는 등의 분석과 함께 사기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무역금융펀드인 ‘플루토 TF-1호’와 ‘크레디트 인슈어드’는 돌려막기에 이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플루토 TF-1호’와 관련해서는 폰지사기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폰지사기란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익금을 신규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에서 지급하는 것이다. 카드 돌려막기와 똑같은 원리로 다단계 금융사기라고 일컫기도 한다.

라임운용은 플루토 TF-1호 펀드를 통해 약 6000억원을 운용했는데 이 중 약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에 투자했다. 하지만 2018년 11월 IIG가 폰지사기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다. 라임운용이 IIG의 폰지사기에 휘말린 것이다.

라임운용은 사실상 IIG의 폰지사기를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보인다. 라임운용이 해당 사실을 파악한 뒤에도 IIG가 폰지사기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리지 않은 채 투자자를 모집했기 때문이다. 즉, 라임운용도 폰지사기를 당한 이후, 신규 투자자를 모집해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크레디트 인슈어드’는 플루토 TF-1호와 달리 정상적으로 운용되던 상품이었지만, 투자금 중 일부를 부실 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플루토 TF-1호 등에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다. 손실을 막고자 정상적인 펀드의 자금 일부를 부실 펀드에 투입한 것이다. 결국, 라임은 지난 15일 크레디트 인슈어드 판매사인 신한은행과 경남은행에 1200억원 규모로 환매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라임은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플루토-FI D-1호’와 ‘테티스 2호’, ‘플루토-TF 1호’ 등의 펀드 실사를 맡겨놓은 상황이다. 삼일회계법인은 내달 중으로 실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그 이후 금감원도 지난 10월에 종료했던 라임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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