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에서 총 317개의 상을 휩쓴 삼성·LG
청소기·냉장고 등 AI·생활가전 중심의 대결 촉발될지 주목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이 지난 7일(이하 현시시각)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됐다. 삼성전자·LG전자·SK·현대차 등 다수의 국내 기업들은 CES에서 각자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성과는 눈부셨다. 삼성전자는 CES 혁신상 46개를 포함해 IT 전문 매체들이 선정하는 현장 어워드까지 198개를 수상했으며, LG전자 또한 CES 최고 혁신상 및 CES 혁신상 16개를 포함해 총 119개의 어워드를 받았다.

◆ 여전히 치열했던 양사의 TV 경쟁

삼성전자 QLED 8K 85형 신제품. 사진=삼성전자

수상 부문을 살펴보면 여전히 양사의 TV 부문 경쟁이 치열했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TV 부문에서 9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QLED 8K, 마이크로 LED 적용 ‘더 월(The Wall)’, 라이프스타일 TV 등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QLED 8K는 테크레이더, AVS포럼, 트러스티드 리뷰, 포켓린트, 지디넷 등에서 ‘CES 최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국내 출시에 이어 북미, 유럽 등 해외 출시를 앞두고 있는 ‘더 세로(The Sero)’도 주요 IT 전문 매체가 손을 들어줬다.

LG전자는 총 119개 중 TV 부문에서만 절반이 넘는 69개의 어워드를 차지했다. 특히 LG 올레드 TV는 CES의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엔가젯(Engadget)으로부터 TV 부문 ‘CES 2020 최고상’을 받았다. LG 올레드 TV가 CES 최고 TV로 선정된 것은 2015년 이후 6년 연속이다.

다만 실제 현 시장 상황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앞서고 있다. 2018년 4분기부터 8K TV를 시장에 출시해 다수의 라인업을 갖췄던 삼성전자와는 달리, LG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장에 진출해 상대적으로 그 점유율이 밀렸던 것이다.

실제로 15일 시장조사업체 IHS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8K TV 누적 판매량은 6만5900대(점유율 88%)인 반면, LG전자는 300대에 불과했다.

LG전자는 지난달 리얼 8K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일본 시장에 선보인 것에 이어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알파9 3세대’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으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발표했던 QLED 8K TV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것에 이어 8K 액정표시장치(LCD) TV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기에, 올해 시장에서는 양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OLED냐, QLED냐를 떠나 소비자들이 확실히 차이점을 인지 할 수 있는 부분을 어필해야 한다. 육안으로 보이는 베젤과 같은 실용적 대결 포인트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노 베젤 TV’, ‘롤러블 TV’ 등 확실한 차이를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들을 다수 선보였다.

◆ ‘그저 크고 넓은게 다가 아니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AI 가전’에서 2차전

CES 2020에 전시된 삼성전자 패밀리허브. 사진=삼성전자

AI, 로봇 등이 발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를 생활에 접목하려는 시도도 눈에 띄었다. 기존의 IoT부터 시작해 ‘푸드 테크’를 접목한 냉장고까지. 각 사는 생활 전반에 걸쳐 AI를 접목해 TV에 이은 AI 가전으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CES 2020 기조연설에서 지능형 로봇 ‘볼리’를 소개했다. ‘볼리’는 사용자의 명령을 인식하고 집안의 모든 사물 인터넷 기기를 연결하는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LG씽큐 홈’을 비롯해 ‘커넥티드카 존’, ‘씽큐 핏 콜렉션’ 등을 선보이며 생활에 밀접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소개했다.

그저 용량을 키운 냉장고로 대결하는 시대는 이미 끝난 지 오래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또한 ‘푸드 테크’를 접목한 인공지능 냉장고를 서로 선보이며 경쟁을 예고했다.

2016년 업계 최초로 IoT와 AI 기술을 접목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선보였던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패밀리허브 5.0’을 선보였다.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가족의 주간 단위 식단과 필요한 식재료, 조리법을 추천하고 구매까지 연결해준다. 식재료를 냉장실에 넣으면 재고의 파악까지 완료된다.

이에 LG전자도 전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냉장고 ‘인스타뷰 씽큐’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 또한 실시간으로 내부 식재료를 모니터링해 남아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추천하기도 한다. ‘패밀리 허브’와 마찬가지로 식재료가 떨어지면 사용자가 주문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프리즘’의 후속을 이르면 1월 말, 늦어도 2월 초에 공개할 예정이며, ‘큐브 냉장고’, ‘신발 관리기’ 등도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 계획이다. ‘프로젝트 프리즘’의 후속 제품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통합하는 신개념 제품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또한 ‘LG 트윈워시’나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A9’, 신개념 ‘식물 재배기’ 등으로 시장 혁신에 도전할 방침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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