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융지주사 중 홀로 웃은 JB금융지주…“최대 실적 시현”
베트남 증권사 인수 성공…‘글로벌’ 영토 확장 박차
‘내실 다지기’부터 ‘글로벌 사업’까지 다 잡은 JB금융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사진=JB금융지주

국내 금융지주사 중 막내인 JB금융지주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지방경기 침체로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실적 하락을 방어하지 못한 가운데 JB금융지주는 홀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실을 다진 뒤 사업 확장을 도모한 김기홍 회장의 경영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942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인 것이다. 이는 2018년 동기(2109억원)보다 39.5% 많은 수준이며 2018년 총 순이익 2415억원보다도 24.1% 늘어난 실적이다. 4년 전인 2015년 말과 비교하면 1147억원에 불과하던 순이익이 약 156% 넘게 성장했다.

반면 지난해 3분기 BNK금융과 DGB금융의 순이익은 각각 5292억원과 2721억원이었다. BNK금융은 2018년 3분기 5393억원보다 1.9% 감소했고 DGB금융 역시 같은 기간 2786억원보다 2.3% 쪼그라들었다. 지방경기 침체로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이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 홀로 빛난 JB금융지주의 성장 뒤에는 김 회장이 있었다. 김 회장은 올해 임기를 시작하면서 내실경영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지역의 영업 기반을 다져 핵심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수익성을 강화해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외형 확장과 비은행 부문 확충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방점을 뒀던 타금융지주사들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또한 지방에서 점포를 새롭게 개설하는 등 지방은행에 부는 수도권 진출 바람을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조직 슬림화도 추진했다. JB금융은 지난해 4월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자 기존 4본부 15부 체제를 4본부 10개부로 개편했다. JB금융은 조직개편으로 지주사와 계열사의 중복되는 업무를 줄이고 지주 슬림화 과정으로 발생한 인력을 자회사에 재배치하는 등 효율성 제고에 힘썼다.

이러한 전략으로 JB금융은 지난해 3월 9.30% 수준의 보통주자본비율을 9월 9.83%까지 끌어올리며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9.50%를 뛰어넘었다. 상반기에 내실을 다져 체력을 비축한 JB금융은 하반기에 해외로 눈을 돌렸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캄보디아와 미얀마, 베트남 등의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간담회에서 “손자회사 2개가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진출해있는데 성과가 좋다. 영업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M&A 기회가 온다면 추진할 것이다”며 “베트남에는 사무소가 진출해있다. 캐피탈 사업에 대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JB금융은 캄보디아의 프놈펜 상업은행과 미얀마의 JB캐피탈 미얀마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해있다. 특히 캄보디아 전북은행 지분이 50%, JB우리캐피탈의 지분이 10%인 프놈펜 상업은행은 캄보디아 소재 39개 시중은행 중 자산규모 기준 10위 수준의 중견은행으로 지난해 3분기 14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2018년 3분기 거둬들인 109억원의 순이익보다 31.2% 늘어난 규모다.

JB금융 관계자는 “프놈펜 상업은행은 현지화 전략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국내 진출 금융사 중 최초로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돌파했다”며 “새로운 신남방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국내 진출 금융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JB금융은 지난달 16일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JB금융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소유한 베트남 중견 증권사 ‘모건스탠리 게이트웨이 증권회사(MSGS)’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JB금융은 MSGS 인수로 캄보디아와 미얀마, 베트남을 잇는 동남아 금융벨트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손자회사를 포함한 JB금융의 계열사는 7개로 증가하며 글로벌 수익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국내 금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로 그룹 수익원을 다각화함과 동시에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 베트남 증권사를 인수하게 됐다”며 “이번 증권사 편입이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B금융은 향후 국내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현지 부동산 및 인프라 개발 관련 금융주선 업무에 나설 방침이다.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회사채 발행 주선에 주력하며 M&A 주선 업무도 제공한다. JB금융은 올해 감독당국의 승인을 거치는대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며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한편, JB금융은 올해에도 내실 위주의 질적 성장 추진과 계열사간 시너지 증대 및 사업다각화, 투명경영과 상호존중의 기업문화 정착을 추진한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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