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 발표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 지적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형제 간의 상속 다툼으로 번질지 주목되고 있다.

23일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내용은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가 골자다.

법무법인 원은 “그 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음을 밝힌다”며, “다만 주식회사 한진칼 및 그 계열사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하여 조 전 부사장은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음을 알린다”라고 전했다.

먼저 “선대 회장님은 생전에 가족들이 협력하여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들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며, “조 전 부사장은 2019년 4월 8일 선대 회장님 작고 이후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하여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해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현재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입장문을 통해 조 전부사장은 현재 한진그룹이 선대 회장(조양호 회장)의 뜻과 다르게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속인들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하여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법무법인 원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합의를 본 것으로 비춰졌던 한진그룹의 경영권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조원태 대표이사 등 남매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향후 한진그룹의 행보에 대해 업계가 주목하게 됐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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