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 일명 ‘타다 금지법’ 통과
‘타다’ 프리랜서 운전자 드라이버 노조 설립, 반대 서명 8만명
이재웅 쏘카 대표 “과거의 제도, 규칙으로 미래 준비하면 혁신 없어”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 일명 ‘타다 금지법’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승합자동차의 운전자 알선 범위를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빌렸을 경우’,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경우’ 등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만약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타다’와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는 새로운 방향이나 방법을 찾거나 서비스를 금지해야 한다.

이번 타다 금지법의 통과 이후 반발 여론이 거세다. 타다의 이용자는 물론 관련 드라이버까지 서명운동에 나섰고,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타다 금지법 반대 서명운동’에는 지난 17일 기준 이용자 7만7103명, 드라이버 1530명이 참여했다.

◆ 사람들은 왜 타다를 원하나?

타다 금지법에 반대하는 드라이버 노조 시위. 사진=연합뉴스

이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택시 등의 운수업계에서 겪었던 불편함을 타다와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에서는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타다는 소비자가 앱으로 자동차를 빌리면 운전기사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배차에 대한 승차 거부가 없고, 넓은 차로 이동할 수 있는 등의 장점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했다.

이용자들은 “기존 택시에서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있다면 승차 거부가 빈번했다”, “차량 내부도 깔끔하고 호출이 번거롭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이 좋았다” 등 새롭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이번에 노조까지 설립한 프리랜서 운전자들은 “프리랜서 드라이버들은 전업으로 일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아 기존 택시업계에서 제공하는 일자리와 성격이 다르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서비스에 따른 직업 형성에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존 버스, 택시 등으로 국한되던 유상 운송 교통수단에 새로운 가짓수가 추가된 것에 환영하는 모양새다.

물론 이처럼 사람들이 타다에 열광하는 것이 비단 버스, 택시와 같은 기존 운송 수단에 대한 불만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로 버스는 배차 시각, 차량 내부의 개선 등 여러 발전이 있어 왔고, 이에 만족하는 이들도 다수다.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의 등장에 주목한 것이 크다. 타다는 기존 운송수단을 이용하며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줬고, 이는 이용자뿐만 아니라 드라이버, 투자자들의 이목까지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토스’ 등도 마찬가지다. 기존과는 다른 방향성과 장점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고, 현재의 모습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제는 혁신으로 자리했다고도 볼 수 있다.

◆ ‘타다 금지법’은 정말 족쇄일까?

타다 운행 중지 촉구 기자회견 현장. 사진=연합뉴스

“혁신은 이용자와 시장이 판단하는 것이다. 기업이나 개인, 지도자가 판단할 영역이 아니다”

타다를 만들어낸 이재웅 쏘카 대표 또한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는 중이다. 타다는 출시 1년 만에 15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사용했고 1만명의 일자리까지 창출했다. 싱가포르에 존재하는 ‘그랩’과 같이 향후에는 ‘구독형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로 발전하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타다 금지법으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에 여러모로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T 벤티’와 같이 ‘타다’도 현행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면 안되냐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시험 운행을 시작한 카카오T 벤티는 9개의 택시 업체를 인수해 890여개의 택시 면허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타다와는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택시 면허를 가지고 운영하지만 대형 택시를 활용한 다른 운송방식, 플랫폼 운송사업은 기존의 소비자 불만 요소를 없애거나, 새로운 시스템으로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기존 운송업의 테두리 안에서 궁극적인 ‘공유 경제’를 실현할 수 있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실제로 택시 업계는 일체의 공유경제, 공유 차량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테두리 안이라면 카카오T 벤티 또한 하나의 브랜드 택시로 멈출 가능성이 높다.

◆ 혁신인 줄은 알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18일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 강연에 참석한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재웅 대표는 18일 강연자로 참석한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에서 “과거의 제도·규칙으로 미래를 준비하면 혁신은 없다”라고 단언했다. 습관이나 문화, 산업이 변화하는 것에 따라 법과 제도가 후행해 따라와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낡은 법과 제도는 혁신을 더 발전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우버’, ‘심야 콜버스’, ‘카카오 카풀’ 등이 그랬듯이, 현재의 타다 또한 국민에 대한 호소밖에는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만약 이후 카카오T 벤티가 기존의 타다가 해왔던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고, 그 자리를 꿰차게 된다면 타다는 틀린 것이 된다. 타다가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재웅 대표가 직접 말했듯이, 4차산업혁명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뒤에서 만들어지는 산업의 변화나 효율성으로 이뤄진다.

타다만큼은 아니겠으나 그 변화와 효율성을 국민들이 현재의 테두리 안에서 경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타다가 계속 달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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