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대국 현장. 사진=NHN

NHN 바둑 인공지능(AI) ‘한돌’이 버그성 악수를 두며 이세돌 9단이 승리했다.

이세돌 9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대 한돌’ 1국에서 92수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이세돌 9단에 맞선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다. 지난 1월 신민준· 이동훈·김지석·박정환·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기록했고, 8월에는 세계 AI 바둑대회인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바둑대회’에 첫 출전해 3위를 하며 이날 대국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번 대국은 접바둑 형태의 ‘치수고치기’로 진행됐다. 첫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먼저 2점을 놓고 시작하되, 7집반을 한돌에게 주는 방식이다. 이번에 이세돌 9단이 1국을 잡으면서 2국에서는 서로 동등(호선)하게 대결을 하게 된다.

이날 대국은 한돌이 초반부터 이세돌 9단을 빠르게 압박하다가 78번째 수쯤 악수를 두며 급격하게 승패가 갈렸다. 바둑을 아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한돌이 입문자도 쉽게 알 수 있는 축머리를 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돌의 악수 이후 승률 예측 그래프도 급격한 하향세를 탔다. 결국 이세돌 9단이 상대가 기권했을 때 집을 세지 않는 불계승을 거뒀다.

1983년 전남 신안군에서 출생한 이세돌은 1995년 12세에 프로가 된 이후, 조훈현과 이창호에 이어 세계 바둑 최강의 계보를 이어간 전설적인 프로 바둑 기사다. 2000년 32연승을 기록한데 이어 2002년에는 프로 3단으로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이창호가 세운 최저단(5단) 세계대회 제패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특히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AI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NHN 측에 따르면 평소 동등한 조건에서 대국하는 ‘호선’을 학습해온 ‘한돌’에게도 이번 대국은 도전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과거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맞붙던 시점에는 과연 인간이 AI를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승부나 대결에 더 초점을 맞췄다면, 오늘부터 열릴 대국은 승패 결과보다는 인간과 AI가 공존하며 서로에게 이롭게, 조화를 이뤄가는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NHN과 K바둑, SBS가 주최·주관하는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은 총 3국에 걸쳐 진행된다. 18일과 19일 낮 12시에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두 차례 대국이 열리며, 마지막 3국은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21일 낮 12시에 펼쳐질 예정이다. K바둑과 SBS, ‘한게임 바둑’은 전체 대국을 생중계한다. K바둑은 실시간 생중계로, 한게임 바둑은 3국 모두 낮 12시부터 바둑 대국실을 통해 기보와 함께 생중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SBS의 경우 1, 2국은 12시 10분부터, 3국은 오후 1시 10분부터 방송한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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