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 지원 ‘활발’
“뽑고, 키우고”…금융지원부터 컨설팅, 해외 진출까지 도와
스타트업 기술 은행 서비스에 적용…“선순환 구조 구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권으로부터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스타트업을 직접 육성·지원함으로써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디지털 전환(DT)의 원동력을 마련하고자 함이다. 더불어 금융당국 역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민간 은행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어 금융권의 스타트업 지원은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금융사들은 체계적인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핀테크랩’을 구축하고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 마련에 힘쓰고 있다. 투자유치 및 대출지원과 같음 금융지원은 물론 연구·개발을 위한 공간 마련, 경영 컨설팅, 각종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으로 스타트업 성장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협업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까지 도우며 스타트업의 든든한 파트너를 자처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2015년부터 핀테크랩 ‘KB이노베이션허브’를 통해 ‘KB스타터스’를 선발하고 육성한다. KB스타터스는 KB금융이 육성하는 스타트업으로 현재 총 76개 사가 KB스타터스로 활동하고 있다. KB금융이 KB스타터스에 투자한 금액은 약 276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2015년부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 1~5기까지 운영을 통해 122개 기업을 선발·육성하고 170억원 가량의 투자를 실시해왔으며 현재는 6기를 모집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20일 11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해 ‘1Q Agile Lab 9기’를 출범시켰다. 하나은행은 2015년 1Q Agile Lab을 설립하면서 총 76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왔다. 특히 하나은행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의 전 계열사 내 현업 부서들도 해당 프로그램 지원에 참여해 사업화 협업 등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부터 ‘디노랩(Dinno Lab)’을 운영하고 있다. 디노랩은 ‘디지털 이노베이션 랩(Digital Innovation Lab)’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14개의 입주 기업을 선정했다. 디노랩의 테스트베드 센터인 ‘디벨로퍼랩’은 아마존웹서비스와 함께 클라우드 개발환경, 금융API, 기술자문 등을 입주 기업에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 4월 신기술 연구 조직 디지털R&D센터와 스타트업 육성공간인 핀테크 혁신센터로 구성된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설립했다. 더불어 금융 및 부동산·주거, 농업·임업·식품업 등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혁신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고자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NH디지털 Challenge+’을 운영 중이다. 지난 1기에는 33개 기업을, 이번 2기에는 24개의 기업을 선발해 지원했다.

그 밖에도 스타트업이 개발한 제품 및 서비스를 외부인과 투자자 등에 소개하는 행사인 ‘데모데이’ 등을 개최하거나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스타트업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렇듯 금융권의 스타트업 육성이 날로 활발해지는 것은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에서도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와 같은 핀테크 유니콘 기업 출연 및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금융권의 스타트업 지원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이자수익을 통한 수익창출에 한계가 다다름에 따라 디지털 사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개발하는 스타트업과 상생·협업하며 디지털 사업의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기술이 금융 서비스로 출시되는 등 점차 스타트업 발굴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KB이노베이션허브에 따르면 KB스타터스의 기술이 KB금융 계열사와의 제휴로 이어진 사례는 110건에 이른다. 지난달 17일 KB스타터스인 ‘플랫포스’는 KB캐피탈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 리뉴얼에 참여했다. 클라우드형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플랫포스의 서비스가 플랫폼에 탑재되면서 고객들이 KB차차차에서 자동차용품 및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게된 것이다.

또한 KB스타터스에 속한 ‘플라이하이’와 ‘애자일소다’는 ‘10-10클럽’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10-10클럽은 KB금융 계열사와 10건 이상의 제휴를 맺고 1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달성한 스타트업에게 수여하는 호칭이다.

신한은행은 신한퓨처스랩 출신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협업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P2P 기업으로 잘 알려진 어니스트펀드는 신한퓨처스랩 출신으로 신한은행과 예치금 신탁관리 시스템을 마련했다. AR·VR·모바일 아이 트래킹 분야의 스타트업인 비주얼캠프는 신한은행과 국내 금융권 최초로 시선 추적 기술을 적용한 ATM을 개발하기도 했다.

스타트업 육성의 후발주자인 농협은행도 NH디지털 Challenge+ 출신 기업인 ‘스페이스워크’와 손잡고 지난달 21일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내놨다. 스페이스워크는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부동산 개발 서비스를 지원하는 프롭테크 기업이다. 농협은행은 스페이스워크의 건축설계 기술로 함께 중소형 부동산 개발이나 건축을 검토하는 고객에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적의 개발 계획안을 제작해 전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디지털 사업을 활성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혁신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혁신금융을 추진하고 유니콘 기업의 발굴을 위해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은 확대될 것이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