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심사, 보험금 지급심사, 보험사기 적발에 접목
오렌지라이프, ‘인간의 지능’ 모방하는 RPA 도입
교보생명, AI 언더라이터 ‘BARO’ 개발
삼성화재, AI 도입해 업무 처리 시간 단축
손보사들 ‘AOS 알파’ 통해 자동차수리비 계산
ABL생명,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에 AI 도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험업계에 인슈어테크(Insure+tech)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계약심사, 보험금 지급심사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은 물론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는 최근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인지기반(Cognitive) RPA로 확장했다.

기존 RPA가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는 단순 규칙 기반 반복적인 업무 자동화만 가능했던 것과 달리, AI 기술을 접목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방식의 인지기반 RPA는 사람의 인지능력이 필요한 복잡한 업무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인지기반 RPA를 ▲연말정산 시즌에 집중되는 보험거래조회서 발행 ▲웹팩스로 접수된 보험금청구서류 인식 등 계약심사, 보험금심사, 고객지원 분야 등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AI솔루션 전문기업인 그리드원과 지능형 RPA 솔루션 ‘오토메이트원(AutomateOne)’, 문서검증 ai 프레임워크인 ‘AI 인스텍터원(AI InspectorOne)’ 등을 이용해 RPA 자동화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교보생명도 보험계약 심사에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10월 AI 언더라이팅 시스템 ‘바로(BARO)’를 개발해 업무에 적용했다.

BARO는 언더라이터를 대신해 보험계약의 승낙이나 거절에 대한 의사결정을 처리한다. 정해진 기준에 부합하면 자동으로 계약을 승낙하고 기준 미달 시 계약을 거절한다. 사람이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더라이터가 참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키워드 중 가장 유사한 5개의 결과를 추려 제공한다.

BARO는 자연어 학습기반 머신러닝 시스템으로 정해진 언어 규칙을 벗어난 유사 문장의 의미까지도 분석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교보생명은 향후 보험금 청구 등 다양한 보험서비스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 역시 같은달 장기보험에 AI 계약심사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처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기존에는 가벼운 질병 이력만 있어도 심사자가 하나씩 확인한 후 승인해야 해 심사 대기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장기재물보험에서는 AI 이미지 인식 및 자연어 처리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업종 선택이 가능하다.

삼성화재가 도입한 AI 이미지 인식 모델은 삼성화재가 가지고 있는 수십 만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학습돼 가입설계 시 제출한 건물이 사진을 인식해 업종과 관리 상태에 대한 판단을 스스로 내린다. 또한 AI 심사 시스템이 일상적인 언어를 이해하는 자연어처리 모델을 통해 평소 사용하는 문장을 입력하면 적절한 업종을 선택할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머신러닝모델을 장기보상 보험금 지급과 전산 자동심사 등에 적용하고 있다. 내년까지 모든 업무 영역에 완전한 AI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흥국생명은 AI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신개념 자산운용옵션 ‘인공지능 펀드 리밸런싱’ 기능을 변액보험에 탑재했다.

‘펀드 리밸런싱’ 옵션은 고객이 가입한 변액보험의 특징과 고객의 투자성향, 인공지능 기반의 시장상황 분석 등을 토대로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함과 동시에 펀드 리밸런싱까지 제공하는 옵션 기능이다.

흥국생명 변액보험 가입 고객은 ‘변액보험 AI사후관리서비스’와 ‘인공지능 펀드 리밸런싱’ 옵션으로 다양한 펀드관리를 받을 수 있다.

자동차수리비 계산도 AI가 계산한다.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악사(AXA)손해보험 등은 현재 AI 기반 자동차견적시스템 ‘AOS 알파’를 베타 서비스 중이다.

보험개발원이 개발한 AI 기반 자동차견적시스템 ‘AOS 알파’는 사고로 파손된 차량의 사진을 기반으로 AI가 손상된 부위의 판독부터 수리비 견적 산출까지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시스템이다.

AI가 차량 주요 외관 부품을 스스로 인식하고 수리내역과 자동 연결해 보상직원이 일일이 찾지 않아도 연관된 사진을 제공한다. 또 사고 차량 사진에서 번호판을 자동 인식해 추출한 차량번호를 자동차보험 계약 정보와 자동 연결해 보상 처리 시간을 단축한다.

최근 점점 고도화·지능화되고 있는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능을 도입하는 보험사도 등장했다.

ABL생명은 보험사기와 관련 높은 계약 후로부터의 사고 경과기간, 납입횟수, 청구금액, 특약 가입비율 등 800여개 변수를 AI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에 적용해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3법으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되면 AI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쓸 수 있게 하는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 보험업계의 AI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하게 늘어나게 된다”며 “이는 곧 금융소비자들의 내실있는 보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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