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제주銀, 내년 3월 행장 임기 만료
지역 경기 악화에 따라 주춤한 실적, 행장 연임도 ‘불확실’
행장 임기 1년 남은 대구은행, 연말 숏리스트 선발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왼쪽)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사진=BNK부산은행, 연합뉴스

지방은행에도 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 6개 은행 중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 제주은행 등의 수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경기 침체 등으로 암울한 업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차기 행장 선임 앞둔 부산·경남·제주銀

BNK금융그룹의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 신한금융그룹의 서현주 제주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빈 행장은 전 경영진의 주가조작 사태 등이 벌어지자 2017년 4월 다소 갑작스럽게 은행장 직무 대행을 시작했다. 이후 그해 9월 행장으로 정식 선임된 빈 행장은 내년 3월까지 부산은행을 이끈다.

부산은행의 순이익은 빈 행장 정식 취임 이후 다시 크게 개선됐다. 앞서 부산은행은 2016년 3269억원이었던 순이익이 2017년 2032억원으로 곤두박질친 바 있다. 이에 지방은행 1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던 부산은행은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에 추월당하며 지방은행 3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빈 행장 체제로 정비가 마무리된 지난해 부산은행은 346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2017년 말 대비 70.6%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방은행 1위 자리 역시 재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올해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올해 부산은행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35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731억원)보다 4.6%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월 황 행장을 새롭게 맞이한 경남은행 역시 실적 하락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22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방은행 중 2위까지 올랐던 경남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1690억원까지 떨어졌다. 1년 새 23.7%가 하락한 것이다. 올해 역시 전 같은 실적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이 올해 3분기 거둬들인 순이익은 1626억원으로 이는 오히려 지난해 동기(1698억원)보다 4.2% 감소했다.

이렇듯 실적 하락세를 막지 못한 은행장들의 연임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외부적인 요인에 큰 영향을 받은 만큼 경영 성과만으로는 연임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전반적인 은행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지방에 거점을 둔 조선 및 자동차 산업 등의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서현주 제주은행장. 사진=제주은행

지난해 3월 취임한 제주은행의 서 행장 연임도 안갯속이다. 지난해 말 제주은행은 2017년 말(251억원)보다 9.2% 증가한 27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3분기(229억원)보다 8.7% 줄어든 20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내년 1월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밟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인 제주은행의 경우 오는 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개최된다. 신한금융은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계열사 대표 선임 절차를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DGB Potential Academy에 참여한 차기 행장 후보자들. 사진=DGB대구은행

◆ ‘CEO 오디션’ 보는 대구은행

대구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일찍부터 차기 행장 후보자를 추리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직을 겸하기 시작한 이후 2월부터 ‘CEO 육성 및 선발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 업계에서는 일명 ‘CEO 오디션’이라고도 불린다.

김 회장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CEO육성프로그램은 최고의 은행장을 선출하기 위해 금융권 최고 수준 교육과정으로 내부규정과 지배구조 규범 등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하고 있다”며 “경영전략에 대한 과제수행 및 임원들에 대한 1:1 코칭 등으로 차기 은행장으로서의 역량을 높여갈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DGB금융은 경영 능력을 충분히 갖춘 차기 행장을 직접 육성하고 행장 선임 절차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 임원 19명이 롱리스트로 선정돼 행장직을 두고 경쟁 중이다.

1차 후보자로 선정된 19명의 임원은 첫 번째 관문으로 ▲올해 전략과제 선정 및 추진 ▲DGB Potential Academy ▲임원 Assessment Center Program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DGB금융은 해당 프로그램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자를 3~5명으로 압축해 숏리스트를 선정한다.

숏리스트에 선정된 후보자들은 내년 상반기부터 ▲중요 계열사 OJT ▲어학능력 개발 ▲DGB CEO Academy 등의 과정을 거치며 행장 후보로서 향후 비전과 사업 계획을 발표하게 된다. DGB금융은 또 한차례 평가를 통해 1명을 최종 은행장 후보자로 선발한다. 확정된 후보자는 김 회장의 은행장 임기 만료 시점인 내년 12월 말까지 은행장 업무 교육 및 연수를 받고 정식 임명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은행장 육성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관리해 금융권에서 가장 모범적인 CEO육성 및 승계 절차로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은행은 이달 말 중으로 임추위를 열어 숏리스트 선정 작업에 착수하며 내년 7월 전후로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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