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게임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명실상부한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10월 기준 30대부터 60대 이상 안드로이드 모바일 게임 사용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여성 게이머가 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여성향 게임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여심 잡기에 나섰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이 여성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콘텐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앙상블 스타즈!’부터 지난 21일 출시된 NHN의 ‘애프터 라이프’, 27일 출시된 컴투스의 ‘워너비챌린지’ 등 여성향 게임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그라비티는 2020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작 ‘라그나로크 오리진’에 여성 유저들을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추가했다.

여성향 게임은 종류가 다양하지만 보통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를 일컫는다. ‘미연시’라고 불리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대표적인 남성향 게임인 것과 비슷하다.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 남성 주인공에 여성 캐릭터 여러명이 나온다면, 여성향인 미소년 연애 시뮬레이션에는 여성 주인공에 남성 캐릭터가 여러명 등장한다. 게임 내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 유저들이 많은 게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0월 안드로이드 기준 전체 모바일 게임 사용자는 1730만명으로 집계됐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남성 50.3%, 여성 49.7%로 조사된 사용자 성비였다. 특히 연령별 성비 구성을 보면 10대와 20대는 남성 게이머가 많았지만, 30대부터 60대 이상까지는 여성 게이머가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별 인기 장르는 큰 차이 없이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10월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및 사용자 현황. 사진=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이처럼 여성 게이머는 늘어난 반면 여성을 위한 게임은 많지 않았다. 주요 게임사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 중 여성향 게임은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앙상블 스타즈!’가 1세대격이다. 앙상블 스타즈는 지난해 1월 3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국내 팬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기존에도 마비노기, 파이널판타지14 등 여성 유저가 많은 게임들이 있었지만 여성을 타깃 소비자로 삼는 게임은 아니었다. 소녀전선 같은 이차원게임 열풍이 불 때도 남성 게이머를 타깃으로 하는 미소녀 게임이 주를 이뤘다.

카카오게임즈의 앙상블 스타즈 이후 거의 2년 만에 NHN의 애프터 라이프, 컴투스의 워너비챌린지 같은 게임들이 출시 소식을 알렸다. 지난 21일 출시된 애프터 라이프는 사전예약 시작 3주 만에 30만명을 돌파하며 여성향 게임에 쏠리는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엄상현, 남도형, 심규혁 등 국내 베테랑 성우 20명이 참여해 캐릭터 각자의 개성 넘치는 매력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NHN 관계자는 “여러 장르를 선호하는 다양한 유저층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 즐길 수 있는 여성향 게임들이 선택의 폭이 좁았던 게 사실”이라며 “‘애프터라이프’는 캐주얼게임 제작 역량이 뛰어난 NHN이 자체 개발한 IP인 만큼, 웰메이드 시뮬레이션 게임의 진수를 경험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컴투스가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워너비챌린지는 컴투스의 자회사 데이세븐이 개발한 모바일 스토리 RPG다. 4인 4색의 도깨비 캐릭터들의 SNS 스타 도전과 연애기를 한국적인 콘셉트로 구성했다. 데이세븐은 국내 대표적인 여성향 스토리게임 개발사다. 데이세븐의 대표작인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웹드라마로 제작돼 방영 첫 화부터 500만뷰를 돌파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걸그룹 오마이걸의 ‘기억해’라는 곡이 워너비챌린지 OST로 삽입됐다. ‘기억해’는 오마이걸의 Mnet ‘퀸덤’ 종영 이후 첫 공식 활동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최근 여성 유저들의 참여가 늘고 게임 이용자 층이 확대됨에 따라 여러 장르의 콘텐츠들로 게임 산업이 더욱 성장하고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워너비챌린지’ 또한 스토리 게임 명가 데이세븐의 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웰메이드 로맨스 스토리 RPG로, 스토리 게임과 RPG의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성 취향의 게임을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어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마니아들이 즐기던 게임 장르가 이제는 주요 게임사, 유명 IP로도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하나둘 게임이 나오고 서로 경쟁하다 보면 시장 규모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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