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부터 유튜브까지” 광고 ‘규제’에도 마케팅 치열
대출상품 광고 대신 ‘공익적 메시지’로 긍정적 이미지 심기 나서
SNS 마케팅으로 2040 고객 확보에도 열심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 15일 배우 김갑수를 모델로 한 TV광고를 공개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업계에서 이미지 변신을 위한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광고 규제에도 업계에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보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15일 배우 김갑수를 모델로 한 TV광고를 공개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저축은행 중앙회에서 10년 만에 진행한 TV광고로 인지도가 높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김갑수를 통해 “저축 듬뿍, 생활을 든든하게”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5000만원 이내 예금자 보호’, ‘높은 예·적금 금리’, ‘서민을 위한 중금리 대출’ 등의 자막으로 저축은행의 장점을 알리기도 했다.

저축은행중앙회뿐 아니라 각 저축은행 역시 이미지 쇄신을 위한 브랜드마케팅을 실시 중이다.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고금리 대출 등 기존의 부정적이 이미지를 씻기 위해 저축 장려 등의 내용을 담은 광고를 내보내는 한편 젊은층을 타게팅한 마케팅으로 고객층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광고에 대한 규제를 받고 있어 광고를 자유롭게 송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대출 조장 등의 이유로 평일 평일 오전 7~9시, 오후 1~10시, 토요일·공휴일 오전 7시~오후 10시에는 TV 채널에서 저축은행 광고를 송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대부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허용된 시간에 TV광고를 송출하거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SNS채널, 지하철 및 영화관 광고 등 홍보채널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SNS의 경우 보다 다양한 내용을 담은 마케팅을 기획할 수 있고 대중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업계에서도 SNS 마케팅을 선호하는 추세다.

배우 신성록이 등장하는 웰컴저축은행 광고. 사진=웰컴저축은행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광고영상 캡쳐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4월부터 세련된 비즈니스맨을 연상시키는 배우 신성록을 기용해 자사의 모바일 뱅킹 앱인 웰컴디지털뱅크를 홍보하고 있다. 신성록을 통해 웰뱅의 편리함을 강조하는 한편 웰컴저축은행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세련되게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웰컴저축은행은 유튜브 채널에 다양한 금융 꿀팁을 소개하는 컨텐츠를 게시하면서 금융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자사 캐릭터 읏맨이 등장하는 광고. 사진=OK저축은행

OK저축은행 역시 신뢰감 가는 이미지의 배우 엄기준을 내세워 신용한도조회 광고영상을 내보낸 바 있다. 또한 OK저축은행은 자사 캐릭터인 ‘읏맨’을 활용한 광고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엄기준이 출연하는 광고를 통해 은행의 신뢰감 가는 이미지를 표현했다면 읏맨을 통해서는 B급 정서 코드로 흥미를 유발했다.

광고 내용은 단순하다. 금융소비자들의 저축을 방해하는 괴물인 금융빙신(氷新)과 금융사신(沙新)을 읏맨이 히어로처럼 나타나 물리친다. 여기서 OK저축은행은 B급 정서적인 표현을 적절히 배치했다. 저축을 장려하는 공익적인 메시지에 재미요소를 가미해 대중들의 눈길을 끌도록 기획한 것이다. 현재 해당 광고는 TV는 물론 영화관, 지하철 등에서 상영되고 있다.

아울러 유튜브 및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읏맨 채널을 개설한 OK저축은행은 젊은층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OK저축은행은 해당 채널에 은행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쿡방과 ASMR 등 요즘 유행하는 컨텐츠 등을 게시함으로써 읏맨과 OK저축은행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 심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현재 읏맨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8만8000만명이며 페이스북 팔로워는 약 9만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29만명에 이른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4일 저축가요 2차 시리즈 영상으로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꺼야’를 개사한 ‘당신은 모으실 꺼야’를 발표했다. 사진=SBI저축은행

SBI저축은행도 SNS채널을 통한 마케팅으로 대중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뉴트로 컨셉을 기반으로 과거에 유행했던 대중가요를 저축송으로 개사한 ‘저축가요’ 시리즈 영상을 만들어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혜은이의 ‘제3 한강교’와 장덕의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를 각각 ‘월급은 흘러갑니다’와 ‘너나 낭비해 나는 저축해’로 탈바꿈해 레트로풍의 뮤직비디오로 제작했다. ‘월급은 흘러갑니다’에는 유튜브 싱어송라이터 요요미가, ‘너나 낭비해 나는 저축해’에는 ‘내일은 미스트롯’ 출신의 가수 박성연이 출연했다. 해당 영상들은 유튜브 조회수 500만건을 기록하며 지난 2분기 국내 유튜브 인기영상 TOP8에 랭크되는 등 대중들의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SBI저축은행은 지난 4일 저축가요 2차 시리즈 영상으로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꺼야’를 개사한 ‘당신은 모으실 꺼야’를 발표했다. 1차 저축가요 시리즈에 출연했던 요요미가 이번 2차 시리즈 영상에도 참여해 저축송을 불렀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2차 캠페인 역시 재밌는 영상과 가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저축송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속적으로 저축송 제작을 통해 대중들에게 저축의 중요성을 알리고 저축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SBI저축은행은 페이스북을 통해 직장인의 마음을 대변하는 게시글을 게시하거나 직장인 공감 영상 공유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등 2040직장인들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요즘 업계에서 기존의 다소 부정적이던 저축은행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고자 광고나 마케팅을 여러 방면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며 “또 이러한 마케팅들이 실제로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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