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무노조 깨졌다…삼성전자노동조합 정식 출범
50년 무노조 깨졌다…삼성전자노동조합 정식 출범
  • 변인호 기자
  • 승인 2019.11.16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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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11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이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16일 오전 11시 서울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 11월 수원시에 설립신고를 한 후 13일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노조는 단체교섭을 포함한 노동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오늘날 삼성전자의 영광은 회사에 청춘과 인생을 바친 선배들과 지금의 우리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삼성전자는 우리 노동자들의 피와 땀, 눈물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혜안과 탁월한 경영 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하여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며 “그들이 축제를 벌일 때 내 몸보다 납기일이 우선이었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어갔고, 살인적인 근무 여건과 불합리한 처사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했다”고 비판했다.

또 “남아 있는 사람들 역시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고, 동료가 나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까 늘 감시하고 시기하는 괴물이 되어 갔다”며 “이제 우리는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 노동자의 권익은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특권없는 노조 ▲상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가 될 것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급여 및 PS 산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화, 고과와 승진의 회사 무기화 방지, 퇴사 권고 방지, 일방적 강요 문화 철폐 등을 실행할 방침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삼성전자 직원이면 누구나 직급·나이·사업부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한국사회에 더 이상 무노조 경영이나 반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문화의 정착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총은 향후 삼성전자 노조가 10만 삼성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튼튼히 성장하는데 모든 조직적 역량을 다해 지원할 것이며, 기존 노총 산하에서 활동 중인 삼성웰스토리 노조, 삼성화재 애니카 손해사정 노조 등과의 연대를 통해 삼성계열사 및 협력회사 전반에 대한 조직화 활동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전기전자업종분과위원회는 지지선언문을 통해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전기전자업종분과위원회 노동조합 일동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설립을 진정한 동지애를 담아 축하하고, 동시에 50년 무노조 경영의 사슬을 끊고 분연히 떨쳐 일어난 삼성전자노동조합 진윤석 위원장과 조합원동지들의 용기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며 “금속노동자의 힘찬 단결과 연대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탄탄하게 서는 그날까지 늘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노동조합에 가입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노총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설립에 따라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차단하고, 금속노련 내 전자업종협의회 연대틀 통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18일 삼성전자 전 사업장 동시다발 선전전, 홈페이지, 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 등을 통해 조직화 사업을 전개하고, 일정 규모의 조직화 이후 삼성전자 사측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전기전자업종분과위원회 소속 김해광 LG전자노조 수석부위원장, 이장호 SK하이닉스이천노조 위원장, 박용락 ASE코리아노조 위원장, 신진호 스태츠칩팩코리아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해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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