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농협은행장, 순이익 1조원의 벽 가뿐히 돌파
농협은행 글로벌·디지털’ 초석 마련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약 한 달 뒤로 다가온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릴 전망이다. 이에 2년간 농협은행을 이끌어오며 실적 성장을 보여준 이대훈 은행장이 사상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오는 15일 임추위 첫 회의를 개최하고 농협은행의 수장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현재 농협은행을 이끌고 있는 이대훈 은행장은 2017년 12월에 임기를 시작하며 4대 농협은행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농협은행장의 임기는 1년이지만 연임을 통해 통상 총 2년간 행장 업무를 수행한다. 이대훈 은행장 역시 이미 지난해 말 연임을 확정 지은 바 있으며, 임기는 다음 달 31일까지다.

다만 이대훈 은행장이 농협은행을 이끄는 2년간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 만큼 업계에서는 3연임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대훈 은행장 취임 이후 농협은행은 가파른 실적 성장을 보여주는 등 수익성을 강화했다. 2012년 신경분리 이후 순이익 1조원을 넘지 못했던 농협은행이 이대훈 은행장 취임 후 가뿐히 1조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2017년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6513억원에 불과했으나 2018년 이대훈 은행장이 운전대를 잡으면서 1년 동안 87.0% 성장한 1조218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동기(9339억원)보다 27.6% 성장하며 순이익 1조1922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영업이익이 2017년 말 1조1806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9800억원으로 67.7%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조87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5150억원)보다 23.9% 늘었다.

이대훈 행장은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글로벌과 디지털 영토 확장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대훈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를 해야 한다”며 글로벌과 디지털 사업을 미래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손꼽았다.

글로벌 사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은행들보다 해외 진출이 늦었던 만큼 농협은행은 사업 초기 발판 마련에 힘쓰고 있다. 현재 농협은행은 지점과 사무소를 통해 미국과 베트남, 중국, 인도에 진출해있고 미얀마와 캄보디아에서는 소액대출 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와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신남방 국가를 핵심 국가로 정조준하고 소액대출 사업 위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으며 향후 현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핵심역량인 ‘농업금융’을 앞세워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베트남과 중국, 인도 등에 위치한 현지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더불어 IB 사업을 염두하고 국제금융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홍콩과 호주시장 개척에도 활발히 나서는 중이다. 이대훈 은행장은 지난 8월 호주 진출을 검토하기 위해 직접 호주를 방문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스티븐 필립스 홍콩투자청장을 만나 농협은행의 홍콩지점 개설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4월 홍콩금융관리국에 은행업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내년 하반기 중 인가를 취득해 2021년 상반기 홍콩지점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호주지점 개설이 가시화된다면 홍콩지점과 IB 부문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대훈 은행장은 지난 4월 디지털 컨드롤 타워 역할을 할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설립하고 ‘Digital Transformation’을 선포하며 디지털 사업에도 속도를 냈다.

우선 서울시 양재동에 설립한 디지털혁신캠퍼스는 은행의 디지털 신기술 연구·개발과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대훈 은행장은 혁신캠퍼스에 자주 방문하며 디지털 현장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혁신을 통한 초격차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경영비전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대훈 은행장은 이를 위한 추진 전략으로 ▲디지털 뱅크 혁신 ▲디지털 신사업 도전 ▲디지털 운영 효율화 ▲디지털 기업 문화 구현 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지난 7월 개인화 마케팅 기반을 마련하고자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 2.0’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 프로세스를 구축한 바 있다. 향후 농협은행은 빅데이터 사업을 은행 전 부문으로 확대해 고객에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비대면 채널 강화를 위해 모바일 플랫폼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농협은행은 풀뱅킹 서비스를 지원하는 ‘NH스마트뱅킹’ 앱으로 영업점 밖에서도 고객들에게 편리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간편하고 젊은 컨셉을 지향하는 ‘올원뱅크’ 앱을 통해 간편결제·송금 및 트렌디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달 30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됨에 따라 비대면 채널 혁신 방안을 내놨다. 스마트뱅킹에 타행계좌 조회 및 이체가 가능한 오픈뱅킹을 도입한 농협은행은 스마트폰만으로도 출금이 가능한 창구 출금서비스와 연락처 송금서비스, 9개 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캄보디아어)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오는 23일부터 올원뱅크에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해 간편 오픈뱅킹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 디지털 플랫폼에서 모든 은행 업무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내실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임추위를 통해 농협은행 외에도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의 계열사 CEO선정도 논의된다. 임추위는 다음 달 중으로 인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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