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욱 에픽게임즈 코리아 게임 퍼블리싱&마케팅 리드가 포트나이트 챕터2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변인호 기자

한국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포트나이트’가 한국에 맞게 시스템을 변경한다. 이와 함께 일반 산업계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언리얼 엔진의 인기에 힘입어 에픽게임즈가 다양한 환원을 실시한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에픽게임즈 코리아 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 겸 하우스워밍 파티를 개최하고, 언리얼 엔진과 포트나이트 등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 “한국에서 사랑받을 수 있게 다 바꿨다”

이날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먼저 ‘포트나이트 챕터2’에 관해 설명했다. 윤희욱 에픽게임즈 코리아 게임 퍼블리싱&마케팅 리드는 “그동안 포트나이트가 ‘고인물게임’이라고 지레 겁먹거나 게임을 그만두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번에 한국에서 사랑받을 수 있게 다 바꿨다”고 강조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앞서 지난해 1월 아시아권 최초로 한국에서 포트나이트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외국계 기업 최초로 매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와 더불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을 개최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을 통해 포트나이트 프로게이머들 및 스타들을 초청해 10억원의 상금을 참가자들이 원하는 곳에 기부하는 등 한국에 꾸준히 애정을 보여왔다.

하지만 포트나이트는 국내에서 성과가 좋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가 배틀로얄 FPS 장르를 선점하고 있는데다가 포트나이트의 특징인 ‘건설’이 초보 유저들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에픽게임즈는 기존의 포트나이트를 벗어나고자 ▲실력 기반 매치메이킹 ▲봇 시스템 등 시스템을 전면 조정했다.

윤희욱 리드는 “포트나이트 챕터2는 튜토리얼을 강화하고, 보다 쉬운 우승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적 설계를 전부 완료했고, 기존의 고인물 메타를 걱정할 필요 없도록 모든 플레이 방식과 맵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포트나이트는 북미·유럽에서는 인기가 있었지만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서 성과가 좋지 않았다. 챕터2에서는 유저분들이 다시 돌아와서 떠나시지 않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철 에픽코리아 대표는 “식당에서 음식을 준비했는데 우리나라 입맛에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이번에는 모든 것을 다 바꿨다”며 “부분유료화가 한국이 최초라는 것에 굉장한 존경이 있다. 한국이라는 성숙한 시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포트나이트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보시면 정말 다른 게임이라고 느끼실 수 있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에픽게임즈, 개발자 커뮤니티 위해 무료 콘텐츠 대거 배포

이어서 박성철 대표가 언리얼 엔진 관련 프로그램들을 소개했다. 박성철 대표는 “에픽게임즈는 그동안 개발자 커뮤니티에 여건이 될 때마다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자는 원칙을 세워 언리얼 엔진으로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개발자·개발사에 격려금 차원에서 드리는 ‘언리얼 데브그랜트’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올해 3월에는 이 예산을 20배 이상 늘려 1억달러(한화 약 1200억원) 규모의 ‘에픽 메가그랜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에픽 메가그랜트는 모든 분야의 언리얼 엔진4 작품과 3D 산업의 발전을 위한 에픽게임즈의 프로젝트다. 한국에서는 ▲모티프의 ‘대항해시대 오리진’ ▲스마일게이트 ‘로건’ ▲유티플러스 ‘프로젝트R’ ▲이기몹 ‘건그레이브 고어’ 등 총 4개의 수상작이 나왔다.

에픽게임즈는 이외에도 개발 커뮤니티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먼저 박 대표에 따르면 에픽게임즈는 400만달러(약 46억원) 상당의 ‘인피니티 블레이드’ 애셋 팩 5개를 기존에 무료 배포한 300만달러 상당의 콘텐츠에 추가로 무료 제공한다. 에픽게임즈는 인피니티 블레이드 애셋 팩 이전에도 1700만달러(약 197억2000만원) 상당의 ‘파라곤’ 애셋을 무료 배포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년 동안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전 세계 750만 언리얼 엔진 개발자를 위해 애셋, 툴, 플러그인 등을 매월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1일 마켓플레이스 무료 콘텐츠 프로그램을 1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에픽게임즈가 최근 인수한 인터랙티브 그루밍 및 스타일링 툴 ‘셰이브 앤드 헤어컷(Shave and Haircut)’의 마야용 플러그인 v9.6 셰이더와 소스코드, 컴파일된 바이너리 파일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와 함께 실시간 3D 건축 시각화 솔루션 ‘트윈모션’도 11월까지 무료로 배포한다. 기존에 약 1650유로(약 212만원)에서 무료로 전환된 트윈모션은 건축, 건설, 도시 계획, 조경을 위한 고퀄리티 리얼타임 시각화를 몇 초 만에 제작할 수 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대표가 언리얼 엔진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변인호 기자

◆ 일반산업에 영향력 확대하고 있는 게임엔진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활발하게 쓰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현재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AAA급 게임으로는 7일 출시된 ▲넥슨 ‘V4’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넷마블 ‘세븐나이츠2’ ▲넥슨 ‘드래곤하운드’ ▲넥슨 ‘프로젝트BBQ’ ▲스마일게이트 ‘로건’ ▲라인게임즈 ‘슈퍼스트링’ ▲엔픽셀 ‘그랑사가’ ▲엔젤게임즈 ‘프로젝트 아레나’ 등이 있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도 1회 때부터 유일하게 5년 연속으로 후원해오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게임업계 뿐 아니라 일반 산업 쪽으로도 활발한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박성철 대표는 “게임업계의 언리얼 사랑은 나날이 강해지는 것 같다”며 “일반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마무리 작업 시 사진 같은 퀄리티를 원하는데 그동안 그런 퀄리티가 나오는 게임엔진이 없었지만, 이제는 언리얼 엔진이 실시간으로도 사진 같은 퀄리티를 제공해 일반 산업 쪽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고용시장 분석기업인 버닝글래스 테크놀로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리얼 엔진은 AR, VR, 오큘러스 리프트와 함께 리얼타임 3D 그래픽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수요가 높은 기술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 산업계에서 언리얼 엔진을 다룰 줄 알면 평균 1600만원가량 인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언리얼 엔진은 현재 건축 분야, 자동차 산업 분야, 방송·미디어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건축 분야는 ▲LG사이언스 파크를 설계한 ‘HOK’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 건축’ ▲신세계 센텀시티 몰을 설계한 ‘해안건축’ ▲삼성래미안 등 아파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레이존’ 등이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는 2016년 맥라렌을 시작으로 언리얼 엔진의 리얼타임 기술이 애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르쉐 디지털 디자인 센터와 협력해 포르쉐 스피드스터 70주년 기념 콘셉트카 ‘The Speed of Light’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The Speed of Light’는 인터랙티브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으로 시각화된 최초의 자동차다. 이외에도 ▲페라리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쉐보레 ▲도요타 ▲인피니티 ▲포드 ▲할리데이비슨 등이 언리얼을 도입하고 있다.

방송 분야에서는 웨더채널, 폭스스포츠 등이 언리얼 엔진을 이용한 리얼타임 혼합현실(MR)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MBC가 ▲아이템 ▲군주-가면의 주인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등의 드라마, ▲두니아-처음만난 세계 같은 예능 프로그램, ▲미래인간 AI ▲10년 후의 세계 등 다큐멘터리 제작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NBC유니버설 드림웍스의 어린이TV 애니메이션 ‘자파리’ ▲KBS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특집 시민의 탄생’도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박성철 대표는 “포트나이트 제2막이 초보자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한국 유저들의 피드백을 대폭 도입한 만큼 지금이 포트나이트를 시작하기 딱 좋은 때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언리얼 엔진은 이제 게임은 물론 자동차, 영화, 방송, 건축, 제조 등 일반 산업 분야에서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으니 언리얼이 바꾸는 세상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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