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과열 및 공급 축소, 기존 집값 상승 등 불안 가속화
오는 6일 적용지역 지정 결정…강남권 타깃 예상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 및 중장기적 관점 시장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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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택시장 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다. 상한제가 시행되면 고분양가 논란 등이 줄어들고 분양시장의 안정성 및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청약과열 및 정비사업 위축에 따른 공급 축소, 기존 주택 집값 상승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 중장기적으로 제도가 시장에 잘 안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한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시행됨에 따라 적용지역 지정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정심은 6일 오전 10시 개최되며 같은 날 11시 30분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적용대상은 투기과열지구 중 ▲직전 1년간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곳 ▲직전 2개월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모두 5대 1 이상인 곳 ▲직전 3개월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곳 등이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곳은 서울(25곳) 전역을 포함한 경기도 과천, 광명, 하남 등 31곳이다.

다만 정부는 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집값 안정 효과를 거두기 위해 최근 집값이 급등했거나 대규모 정비사업 등이 예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동 단위 ‘핀셋 지정’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유력 후보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권 및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서대문구, 동작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대상 단지가 밀집한 서초구 방배동·반포동, 송파구 신천동, 용산구 한남동 등도 언급된다.

앞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는 모두 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기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낸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경우에는 시장 불안을 줄이기 위해 6개월간 적용 유예기간을 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상한제 시행을 통해 정부는 궁극적으로 집값을 적정 수준까지 낮추고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벌써부터 건설사들의 물량 밀어내기 및 정비사업 일반분양분 통매각 등 제도 저항 움직임이 상당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억제할 수는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고 내다본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 일관성있게 부동산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집값 안정화에 더 효과적이라는 견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은 결국 시장경제로 가야 한다. 규제를 통해 시장을 일시적으로 안정시킬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6개월 유예기간이 지나고 나면 내년 4월부터는 드라마틱한 부작용 보다는 거래가 중단되거나 공급 위축 분위기만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권 교수는 “문제는 기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한 정비사업 단지다. 조합원 분양분보다 일반분양분 분양가격이 낮아지면 조합의 심한 반발이 예상된다”며 “이런 불만들을 어떻게 잠재울지 고민해야 하는데 현 정부는 집값이 오르는 걸 막으려고 하다보니 보완책을 내는 것도 조심스러울 수 있다”고 예측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리스크는 제도적인 부분으로 해소하기 보다 안고 가야 한다. 제도적으로 시장을 통제하는 건 한계가 분명히 있다. 결국 부동산을 사고파는 걸 금지하지 않는 이상 가격이 오르는 걸 현실적으로 막기는 힘들다고 본다”며 “부동산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편법이 난무하다 보니 현재 부동산에 대한 인식 자체가 상당히 부정적이다. 이런 것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면서 필요한 시설·기관 등을 제도적으로 갖추고 잘 운영한다면 이상적이지만 정부가 노리는 집값 안정화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냐”라고 설명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이번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전국 단위 시행이 아닌 일부 지역에 한해 동별로 적용되는 만큼 현재 주택시장에 가져올 집값 안정화 효과 및 부작용 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함 랩장은 “이미 로또분양은 현실화 됐고 분양가상한제 6개월 유예기간 안에 밀어내기식 공급 물량도 당분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분양예정물량이 5만5600가구 정도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344호 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의 분양가상한제는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도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는 거라 시장에 굉장한 파급력이 있지는 않을 것 같다”며 “거론되는 지역이 상징적이긴 하나 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효과가 과거보다 강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현재 시장에서 과하게 반응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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