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 입주 9개월 만 누수·곰팡이 논란
“단순 보수로 해결 안 돼”…입주민, 공사 초기부터 부실시공 의심
두산건설, “구조적 문제 아냐, 인력 대거 투입 재방방지 방안 마련”

두산건설 본사 외경. 사진=배수람 기자

입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부산 해운대 소재 신축아파트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시공을 맡은 두산건설은 부랴부랴 보수작업에 나섰지만 입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시공한 ‘해운대 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 입주민들은 집안 곳곳에서 발생한 누수 및 곰팡이 등 하자가 심각하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올 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곳 단지는 지하 5층, 지상 최고 46층의 2개동으로 구성된 353세대 규모 주상복합이다.

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는 2015년 분양 당시 3.3㎡당 평균 1350만원의 분양가가 책정되며 역대 부산에서 분양한 일반 아파트 중 가장 비싼 단지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 이곳 단지는 마린시티 생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평균 196.5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1순위 마감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이곳 단지 로얄층으로 꼽히는 43층, 28층 세대는 각각 5억8500만원, 6억350만원에 각각 거래되는 등 고급 주상복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알짜 입지를 갖춘 신축아파트로 알려지면서 주거 만족도도 높을 거라 기대했으나 입주민들은 입주 후 줄곧 하자 문제에 시달려야 했다. 총 353세대 중 200여가구 이상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집안 곳곳에서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태풍 링링, 타파 등이 연이어 지나간 이후 더 심각해졌다고 입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입주 9개월여 만에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유주들은 재산상의 피해까지 우려하고 있다.

한 입주민은 “거실 바닥에 물이 스며 거뭇거뭇해지고 천장이며 벽면이며 벽지가 축축해 뜯어보니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며 “지어진 지 오래된 단지여도 이 정도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할 거다. (이곳 단지는) 입주한 지 1년도 넘지 않은 신축인데 애초에 부실시공 했다는 것 말고는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해운대 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 누수 및 곰팡이 하자 모습. 사진=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페이스북

또 다른 입주민은 “집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 집안이 계속 습한 상태로 지속되다 보니 곰팡이가 사라지지 않아서 아이들 건강까지 해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단지 2/3가량이 이런 상황인데 단순히 보수만 한다고 해결될 일인지 의문이다”며 “큰 건설사에서 시공했으니 튼튼하게 지었을 거라 생각하고 어렵게 마련한 내 집인데 너무 실망스럽다. ‘곰팡이 아파트’라는 꼬리표가 붙을까 겁난다”고 하소연했다.

지역구 의원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이곳 단지 하자 문제를 두고 두산건설을 질타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에서 비가 너무 새서 곰팡이가 피고 악취까지 나 살 수가 없다는 민원을 듣고 직접 보러 갔다”며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신축 최고급아파트라고 믿어지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도 이런 악덕 건설사가 있다는 게 놀랍다. 시간 끌기로 계속 문제를 회피한다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사태가 악화되자 두산건설은 29일 인력을 대거 투입해 최근 누수 및 곰팡이 하자보수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밝혔다. 두산건설에 따르면 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에서 발생한 하자의 원인은 태풍으로 인해 창호 물 빠짐 구멍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고여있던 물이 일부 세대 내부로 역류했다.

다만 일부 입주민들은 시공 단계부터 잘못됐다고 판단, 국토교통부 하자분쟁조정위원회에 신고 접수를 한 상황이어서 이 같은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분쟁 조정이 이뤄질 경우 2~3개월 정도 현장 보존을 해야 해 주민들이 보수작업을 거절할 가능성도 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보면 세대 내부에는 방수층이 없다. 1차적으로 (창틀을 통해) 물이 새면 100% 고여있는 게 아니라 바닥으로 스며든다. 스며든 물이 자연스럽게 아랫집 천장이나 벽체를 타고 흘러나온 것이다”며 “이번에 하자보수 하면서 전체적으로 체크를 다 할 예정. 기술자들과 재발방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대 내부별로 상황이 달라서 일일이 파악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인원을 대거 투입했다”며 “우리가 하자가 아니라고 한다면 분쟁 조정에 넘어가겠지만 하자보수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입주자들에게도 유리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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