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 앞세운 토스, 제3 인터넷銀 재도전
토스, 혁신보다 출혈 마케팅으로 ‘이슈’
송금사고 논란으로 ‘시끌’…예비인가에 영향 미칠까 ‘우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사진=파이낸셜투데이

사실상 토스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인공으로 확정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토스뱅크가 은행업계의 메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출혈 마케팅 부터 시스템 문제까지 각종 잡음이 새어 나오는 토스를 두고 예비인가를 통과하더라도 인터넷은행으로 안착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토스뱅크, 혁신성 보여줄까?

지난 5월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토스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에 나섰다. 자금조달과 지배주주 적합성이 문제가 됐던 만큼 이번에는 주주사들을 대거 포섭해 다시 나왔다. 기존 키움뱅크 주주사로 있었던 KEB하나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토스뱅크로 넘어왔고 SC제일은행과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등이 추가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무난하게 제3 인터넷은행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혁신성의 상징이며 1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토스가 금융당국의 가려운 부분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토스는 혁신성보다 최근 ‘출혈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양새다. 토스는 송금지원금과 복주머니, 토스카드 캐시백 이벤트 등 현금성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행운퀴즈 이벤트의 경우 관련 키워드가 연일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현금성 마케팅으로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으로 토스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핀테크 산업이 발달하면서 비슷비슷한 금융서비스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다고 평가받았던 간편송금·결제, 보험 판매·비교, 환전,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는 현재 다양한 금융 플랫폼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4~5년 동안 제공해오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며 “또한 금융 업계에서 중금리 대출과 같이 아직 혁신이 일어나지 않은 분야가 있다고 생각한다. 토스뱅크는 그런 부분에서 새롭게 혁신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금오류 논란과 관련해 토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고객 A씨의 착오송금 과정을 밝히며 반박했다. 사진=토스 공식블로그

◆송금사고 논란에 ‘강경’ 대응 나선 토스

최근에는 송금사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토스의 한 이용고객 A씨는 서버 오류로 송금한 돈이 엉뚱한 곳으로 이체됐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A씨는 지난 14일 20시 8분부터 31분까지 MG새마을금고에서 카카오뱅크로 토스를 이용해 돈을 5차례 걸쳐 이체했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와 카카오뱅크 계좌는 모두 A씨의 명의였다. A씨는 이체 이후 카카오뱅크 계좌에서 본인이 보낸 총액 중 200만원이 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토스에 접속해 이체 내역을 살펴보던 중, 20시 13분에 송금한 200만원이 다른 사람에게 이체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두고 A씨는 5차례 동안 돈을 이체할 때, 직접 계좌번호를 입력한 것이 아니라 계좌목록에서 본인의 카카오뱅크 계좌를 클릭해 이용했다며 토스의 전산오류를 주장하고 있다.

예비인가 신청 직후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토스는 관련 공지를 3차례에 걸쳐 발표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토스는 로그기록을 검토한 결과 A씨가 계좌번호를 직접 입력하는 과정에서 숫자 하나를 잘못 입력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며 전산오류에 따른 송금오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토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해당 송금 건의 경우 민원인의 계좌번호 오입력으로 인한 착오송금으로 토스의 전산오류로 인해 발생한 일이 아님을 명확히 말씀드립니다”라며 “토스팀은 민원인의 주장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민원인의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대응 및 관련 게시글에 대함 임시 조치를 결정했습니다”고 밝혔다.

토스가 이같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 데에는 인터넷은행 진출을 앞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문제 자체가 금융플랫폼의 기본적인 업무인 ‘송금’과 관련된 오류로, 자칫하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통과가 불투명해짐은 물론 고객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진 직후,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토스에 대한 비판 여론은 빠르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동안 토스는 송금오류뿐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과 접속 장애, 카드 결제 오류 등의 문제도 불거졌던 전적이 있어 토스에 대한 비판 여론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토스 고객센터 직원이 고객 B씨의 핸드폰 번호 일부를 당사자 동의 없이 C씨에게 노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C씨는 토스 고객센터에서 받아낸 전화번호 일부를 토대로 B씨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 수차례 전화를 거는 등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했다. 또한 서버 오류로 인한 서비스 장애가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토스를 이용하던 한 고객은 “토스를 자주 이용했는데 요즘은 통 사용이 꺼려진다. 송금오류 문제 말고도 그동안 논란됐던 문제가 많지 않았냐”며 “토스 자체가 이런 문제를 쉬쉬하고 넘어가는 거 같아서 이제 토스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고객 역시 “출혈 마케팅에만 매몰되지 않고 보안성, 시스템 보완 등에 신경을 좀 썼으면 좋겠다. 솔직히 토스 자체가 은행이 됐을 때, 보안성이 심히 걱정된다”며 “토스뱅크 나왔을 때, 이용은 해도 큰돈은 못 넣어 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토스에서 발생했던 일련의 사건들이 토스의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인터넷은행 진출에 대한 우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토스 관계자는 “이번 송금 사건의 경우 공지를 통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 동안에도 서비스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소비자 중심에서 인정하고 대처해오고자 노력했다”며 “저희도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인프라 강화를 위해 비용 및 인력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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