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 탈피를 위해 사업다각화 모색
IB 집중해 회사 체질 바꾸기 나서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여전한 실속파 행보

사진=키움증권

지난 5월 인터넷뱅킹 예비인가에서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키움증권이 금번 예비인가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내부 전략을 급 선회한 모양새다.

▲ 공들인 인터넷뱅킹 포기하고 본격적인 사업다각화 ‘시동’

키움증권은 자산관리 및 투자금융(IB)사업을 강화해 사업 체질을 개선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자산관리에 투자금융은 주식거래사업과는 달리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분야여서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뱅킹과는 별개로 내부 기반을 통해 종합금융플랫폼이라는 중장기적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키움증권의 실적 대부분은 개인투자자 대상의 브로커리지(주식중개) 부문이다. 키움의 올 상반기 개인 주식시장 점유율은 29.1%나 될 정도로 독보적이다.

물론 브로커리지는 주식이나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 증시 향방에 따라 키움증권 실적도 증감을 거듭했다. 증시가 크게 악화된 지난해 키움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대비 크게 감소했으나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않다. 최근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왑은 7일부터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거래 수수료를 기존 4.95달러에서 0달러로 낮추겠다고 선언했고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를 일정기간 받지 않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출혈이 만만치 않다.

키움증권은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전체 매출의 40%가량에 이르는 만큼 주식거래 수수료가 없어지면 실적에 직접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IB에 집중하고 브로커리지 탈피를 위한 사업다각화를 통해 종합증권사가 되기 위한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실제로 키움은 PI 및 투자관련 자회사들의 이익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주식, 구조화금융, IPO(기업공개)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키움증권 이현대표이사. 사진=키움증권

▲ IB 확대로 방향을 틀고 내부적으로 실속 챙기는 ‘이현’ 전략

키움증권 이현대표는 2018년 3월 취임 이후 종합금융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힘써온 만큼 인터넷뱅킹 불참 선언은 내부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IB 부문 역량강화 차원에서 조직을 세분화하고 인력확충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으며 특히 IB 부문에서는 회사채 인수주선 및 부동산 금융의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한 3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키움증권은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실속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은 상장 예비기업을 직접 발굴하는 전략으로 내달 상장을 추진하는 티움바이오 딜에서도 인수수수료율이 500bp를 넘는 보상을 받을 전망이다. 티움바이오는 IPO 대표주관사로 키움증권,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통상적으로 바이오 상장의 경우 인수 수수료율이 300~400bp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500bp가 넘는 인수수수료율은 역대급 기록이라는 평가다.

물론 국내 IPO 시장규모에선 상위권에 올라 있진 않지만 실속 측면으로 본다면 최고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인수수수료 규모는 지난 1~3분기 기준 총 72억원 수준으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이어 국내 3위 실적이다.

이현 대표는 2003년 키움저축은행의 초대 대표를 맡은 이후로 키움증권 대표에 취임하기까지 승승장구해왔다. 물론 주식 거래대금와 신용잔고 감소로 인한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이 줄어들 전망이고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PI투자 및 투자관련 자회사들의 성과도 기대에 못미는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키움이지만 올해 1분기 깜작 실적을 보이는 등 이현대표의 리더십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뱅킹 예비인가 불참과는 별개로 작년부터 IB사업을 강화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대비해 왔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이슈에 맞춰 시장 상황에 걸맞은 종합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광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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