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8강 진출팀들. (왼쪽부터) 한국 그리핀, 중국 펀플러스 피닉스, 한국 SKT T1, 한국 담원게이밍, 중국 인빅터스게이밍, 유럽 스플라이스, 유럽 프나틱, 유럽 G2 e스포츠. 사진=라이엇 게임즈

게임사별 e스포츠 종목의 세계 대회가 열리는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부터 블리자드의 각종 e스포츠 대회가 한 번에 열리는 ‘블리즈컨’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그동안 LoL, 스타크래프트2 등 종목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한국은 이번에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올해 한국이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한국팀 모두 각 조 1위로 8강 진출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독일 베를린 베르티 뮤직홀에서 진행된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결과 8강 진출팀이 모두 확정됐다고 21일 밝혔다. 8강전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다목적 경기장 및 공연장 ‘팔라시오 비스탈레그레(Palacio Vistalegre)’에서 펼쳐진다.

올해 롤드컵에 진출한 한국팀 3팀 모두 각 조 1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LoL팀들은 국내 LoL 정식 서비스 이후 2017년까지 단 한 번도 롤드컵 우승을 놓친 적 없었지만, 지난해는 8강에서 멈춰야 했다. 디펜딩 챔피언 젠지(Gen.G)는 1승 5패로 그룹 스테이지에서 탈락했고, kt 롤스터와 아프리카 프릭스는 각각 중국 인빅터스게이밍(IG)과 북미 클라우드나인(C9)에 패배하고 8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한국 팀들은 2017년 이전처럼 압도적인 경기력을 계속 보였던 것은 아니다. 한국팀들이 모두 한 번씩은 패배했다. 하지만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유리한 상황을 굳혀가며 강팀으로서의 단단한 면모는 아낌없이 보여줬다는 분석이 많다. SKT T1, 그리핀, 담원게이밍은 모두 각각 모두 5승 1패로 조 1위를 달성했고, 8강에 진출했다.

조추첨식 결과 오는 26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될 8강 첫 경기는 그리핀 대 IG로 결정됐다. 이어지는 두 번째 경기에서는 중국 펀플러스 피닉스와 유럽 프나틱이 맞붙는다. 27일 오후 8시 세 번째 경기는 SK텔레콤 T1과 유럽 스플라이스 간 대결로 결정됐으며, 이어지는 마지막 경기는 담원게이밍 대 유럽 G2 e스포츠로 확정됐다. 8강부터 결승까지는 모두 5전 3선승제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GSL vs the World’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세랄’ 요나 소탈라. 사진=아프리카TV

◆ 핀란드 저그에게 내준 ‘스타크래프트2’ 왕좌

한국 e스포츠는 1998년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태동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전까지 한국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로 열린 각종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다. e스포츠 국가대항전이었던 ‘WCG(World Cyber Games)’에서도 메달을 놓친 적 없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조성주가 스타크래프트2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GSL vs World 2018’부터 양상이 달라졌다. 해외 스타2 대회를 휩쓸고 있는 핀란드의 저그 ‘세랄’ 요나 소탈라가 World 팀으로 출전해 한국 선수들이 모인 GSL 팀의 ‘Stats’ 김대엽에 세트 스코어 4대 3으로 승리한 것이다. 요나 소탈라는 지난해 11월 블리즈컨에서 펼쳐진 ‘2018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 김대엽을 다시 한번 4대 2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요나 소탈라의 WCS 글로벌 파이널 우승은 최초의 비 한국인 선수 우승이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모두에서 이름 높던 ‘한국인 불패 신화’는 깨졌다. 요나 소탈라 만의 독특한 저그 운영은 ‘세랄’식 운영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선수들에게 수입되기도 했다. 항상 새로운 빌드와 전략을 선보이기만 했던 한국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올해 블리즈컨도 한국 선수들과 요나 소탈라와의 대결이 우승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요나 소탈라는 올해 ‘GSL vs Wolrd’ 4강에서 마지막 남은 GSL 생존자 김도우를 탈락시키고 사상 최초로 비 한국인 간 결승 대진을 만든 바 있다. 하지만 요나 소탈라도 쉽게 우승하긴 어려워 보인다. 박령우, 조성호, 김도우, 조성주, 어윤수, 이병렬, 김준호, 김대엽 등 세계 대회에 자주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 이번 WCS 월드 파이널에 대거 진출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롤드컵에서 한국팀들이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어 이변이 없다면 결승은 한국팀 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스타2 종목에서는 요나 소탈라 선수가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한국이 다시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지 낙관할 수는 없지만, 치열하고 재미있는 경기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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