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자막에서만 ‘80년 전’ 강조
영어대사 직역하면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할 수 없다”
서경덕 교수 “의도된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논란이 불거진 유니클로 Love&Fleece 광고영상. 사진=유니클로 광고영상 캡처

불매운동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던 유니클로가 또다시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겨울 의류인 후리스 영상광고에서 위안부를 조롱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문제가 된 대목은 후리스 영상광고의 한글 자막이었다. 광고 영상에는 옷을 멋지게 입고 있는 할머니와 소녀가 등장해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소녀는 할머니에게 “제 나이때는 어떻에 입으셨어요?”라고 물었고 할머니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막은 한국에서만 의역된 것으로 원래 광고 영어대사는 “그렇게 오래전 일을 기억할 수 없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로 직역할 수 있다. 애초에 영어대사에는 ‘80년’이라는 단어 자체가 언급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두고 한국에서만 ‘80년 전’을 강조하며 기억이 안난다고 표현한 것은 한국에 대한 의도적인 메시지 전달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유니클로는 일본 경제제재로 인해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입은 바 있으며 일본의 경제재제 배경으로는 위안부 및 강제징용 등의 문제가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SNS를 통해 “80년 전은 1939년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의 탄압을 받던 일제강점기 시기다”며 “특히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복격화한 시기이기도 하고, 그 해부터 1945년 해방 직전까지 강제동원된 인구만 몇백 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이건 정말 의도된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광고다. 유니클로는 이제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며 “이젠 우리 네티즌들과 함께 불매운동을 넘어 진정한 퇴출운동을 펼쳐나가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클로 한국지사인 FRL코리아는 논란이 가열되자 위안부 비하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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