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보험, 보험 시장 대안으로 떠올라
中 중안보험, 반송보험 등 폭발적 성공 이끌어
美 레모네이드, 인공지능 챗봇 통해 보험계약 1분 30초·보험금 청구 3분 만에 해결
韓 캐롯손보, ‘퍼마일(PER MILE)’ 개념 도입한 차보험 첫선
온라인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전망

사진=캐롯손해보험

보험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사업비율 증가로 인해 보험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온라인 보험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최근 캐롯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의 본허가 승인을 받아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 손해보험사로 탄생해 보험사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손해보험 시장은 자동차보험 온라인채널 등장 이후 사업비율이 하락 추세를 보여왔으나 2016년 22.8%에서 2018년 24.9%로 2.1% 오르는 등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사업비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업비율 상승은 보험회사의 판매채널 활용 변화에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1990년대 후반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특정 보험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독립법인대리점(GA) 채널이 등장한 이후 GA 채널의 대형화, 영향력 확대가 이어져오고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78개 중·대형 GA의 소속 설계사 수는 18만746명으로 집계돼 보험사 소속 설계사 수 17만8358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설계사 500인 이상 대형 GA 57개, 1만명 이상의 초대형 GA도 3개나 등장하는 등 일부 GA는 외형적으로 금융회사 규모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보험회사들은 그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자사의 보험상품을 GA의 설계사들이 주력으로 판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는 사업비율의 증가로 이어졌고 사업비율의 증가는 보험영업이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돼 중개없는 금융상품 서비스 제공과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보험회사들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 중 온라인 보험이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이미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 보험사인 중안보험(眾安保險)은 중국의 텐센트와 알리바바, 대형 보험사인 핑안보험이 2013년 공동 설립한 중국 최초의 인터넷보험사로 반송보험을 출시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반송보험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할 경우, 환불·교환하는 과정에서 부담해야하는 비용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반송률 등을 빅데이터로 측정해 보험료를 책정했다.

중안보험은 이외에도 여행보험, 건강보험 등을 출시했고 신용보증, 자동차보험과 같은 손해보험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며 현재 오프라인 지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5억명의 누적 고객과 82억개의 상품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성공비결은 인터넷에서 특화된 보험상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기존 보험회사들과는 차별화를 이뤘다는 것이 주된 평가다. 사업비율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극대화한 것이다.

미국의 레모네이드는 2016년 9월 창업한 주택보험 스타트업 회사다. 보험가입과 보험금 지급까지 전 과정을 스마트폰 앱을 통한다는 것이 특징으로 해당 업무를 챗봇이 맡아 90초~3분내에 처리한다.

레모네이드는 이미 1만4300개의 보험상품을 팔았고 기업가치는 5억달러(약 5700억원)로 평가된다.

최근 우리나라도 중개없이 상품을 서비스하는 최초의 인터넷 전문 손해보험사가 탄생했다.

지난 4일 한화손해보험은 자회사인 캐롯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본허가 승인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캐롯손보는 한화손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등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내년 초부터 고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캐롯손보의 첫 상품은 ‘퍼마일(PER MILE)’ 개념을 도입한 자동차보험이 될것으로 보인다. 이 상품은 가입자의 주행거리, 운전습관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실제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납부하는 상품으로 아직 국내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개념의 상품이다.

SK텔레콤의 5G 기술과 결합한 실시간 운행정보 분석 기술뿐 아니라 운전습관 분석 기술도 적용해 안전 운전을 하는 가입자에게는 가입자별 위험도에 맞는 보험료를 제시하고 기존 상품보다 더 큰 폭의 할인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펫슈어런스(반려동물 케어보험) ▲항공연착보상보험 ▲반송보험 등 라이프 스타일별 생활밀착형보험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카카오와 네이버가 보험시장에 발을 들이려 하고 있어 온라인 보험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자회사 인바이유가 판매를 맡아 보험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이버도 네이버파이낸셜을 출범시켜 대출,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보험회사보다 사업비율을 줄인 우리나라 최초 인터넷 전문 손보사 캐롯손보의 탄생과 대형 ICT기업(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의 보험 시장 참여가 보험시장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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