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
저축은행업계도 간편결제 서비스 ‘눈독’
저축은행 “금융당국에 디지털 활로 찾기 위한 건의 꾸준히 하고 있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편결제 시장이 날로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 업계도 간편결제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로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대형 저축은행 및 저축은행중앙회를 중심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하는 간편결제 시장…저축은행 “바코드·QR코드로 결제”

간편결제는 결제정보를 모바일기기에 미리 등록하고 생체인증이나 간편 비밀번호 등 간편한 인증만으로 결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간편결제와 관련한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발표한 간편결제 서비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카드, 전자금융업자 등 43개사가 50종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체 가입자수는 약 1억7000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인구가 약 5000만명임을 감안하면 국민 1명당 3~4개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018년 기준 23억8000만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8억5000만건보다 약 2.8배 성장한 규모다. 또한 2018년 결제금액은 2016년 26조8808억원 대비 3배 가량 성장한 80조 1453억원으로 나타났다.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 업계도 다양한 방법으로 바코드 및 QR코드를 통한 결제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앞서 48개의 저축은행은 지난 1월부터 BC카드의 간편결제 앱인 ‘페이북’과 연계해 체크카드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은 GS25와 이마트24, 다이소 등 15개의 브랜드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를 통해 바코드 결제 등이 가능한 ‘웰컴페이’를 제공하고 있다. 웰컴페이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에서 매장 결제가 가능하며 캐시비와 함께 교통카드 서비스도 지원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6월 간편결제·송금 업체인 토스·페이코와 전자금융결제 서비스 제휴를 맺은 바 있다. 고객은 SBI저축은행의 모바일 앱 사이다뱅크에서 개설한 계좌를 토스와 페이코에 등록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토스머니와 페이코 포인트를 사이다뱅크 계좌로 보낼 수 있다.

OK저축은행이 속한 OK금융그룹도 간편결제 서비스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OK금융그룹 계열사 아프로인베스트먼트는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등록을 마친 상황이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아직 간편결제 및 송금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다만 금융권에서 모바일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어떤 것이 있을까 살펴보는 과정에서 금감원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해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사업 추진단계라기 보단 연구단계라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통합플랫폼 ‘SB톡톡플러스’를 운영하는 저축은행중앙회도 간편결제 서비스 등을 검토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고객 수요 등을 파악하는 등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간편결제 서비스에 도전하는 것은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에 따라 편리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트렌드가 디지털뱅킹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도 이에 걸맞는 서비스를 내놓는데 관심이 많다”며 “간편결제 서비스 역시 저축은행이 수익성을 보고 준비하는 것은 아니고 디지털뱅킹의 관점에서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15일 개최된 ‘오픈뱅킹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올해 12월부터 오픈뱅킹이 전격 도입된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혁신도 지원해줬으면”

올해 12월 오픈뱅킹이 도입되면서 간편결제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뱅킹은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으로 이를 위해 은행들은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금융 네트워크를 전면 개방한다.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건당 500원 수준이던 펌뱅킹 수수료가 40~50원 수준으로 대폭 인하된다. 이 때문에 업계는 향후 간편결제 서비스에 뛰어드는 기관이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오픈뱅킹 참여 기관이 제1금융권의 일반은행과 인터넷은행, 핀테크 업체 등에 한정돼 있어 저축은행은 오픈뱅킹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 등도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은 제외한 채 핀테크 업체에만 활로를 찾아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오픈뱅킹에 저축은행이 제외된 것 등과 관련해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저축은행도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시점에 금융당국도 업계가 디지털 서비스를 활발히 내놓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는 업계가 다 같이 지속적으로 금융당국에 건의를 하는 등 업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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