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8개월만 4억 웃돈 프리미엄, 매도호가 18억 훌쩍
향후 공급축소 우려 따른 투자수요 선호도 급부상
신축단지 ‘귀한 몸’ 대접, “당분간 매도우위 분위기 이어질 듯”

헬리오시티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예고에 따라 신축아파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향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새나오면서 구축단지보다는 신축단지로 투자수요의 발길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특히 1만여세대 미니 신도시급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일원 ‘헬리오시티’의 몸값 상승이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정부규제 등의 영향으로 ‘기왕이면’ 신축단지를 사들이자는 투자수요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헬리오시티에 낀 가격 거품을 걷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14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매매가격은 분양가 8억7500만원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입주 대란’으로 지난해 말 분양권 시세가 14억원까지 떨어졌던 이곳 단지는 올 7월 17억5000만원선에 거래가 이뤄졌고 현재 매도호가는 18억5000만원까지 상승한 상태다. 입주 8개월여 만에 4억원가량 웃돈이 붙는 등 연일 매매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용 59㎡ 역시 최초 분양가 7억원 보다 2배 웃도는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작년 12월 12억원에 거래됐던 해당 규모 세대는 7개월여 만에 3억원 정도 오른 15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처럼 집값이 계속해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가락동 일원은 매도자 우위의 시장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다만 이는 신축단지인 헬리오시티에만 국한된 얘기다. 가락동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호가가 계속 오르면서 이미 나온 매물도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있다”며 “현 시세보다 가격이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 때문에 일단은 기다리자는 눈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자사고 폐지 등 영향으로 재건축·재개발 등 사업 추진이 앞으로 힘들 거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 같다. 인근 단지는 헬리오시티와 비슷한 규모 세대임에도 신축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격을 낮춰서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며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자들이 많다 보니 그마저도 잘 찾는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17억5000만원 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단지와 인접한 송파동부센트레빌 같은 면적은 6억원 가량 저렴한 11억5000만~12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송파역 역세권 입지를 자랑하는 송파아파트 전용 83㎡ 규모는 8억2000만원 선에 매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신축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세는 7월 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직접 언급된 이후부터 두드러졌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7월부터 5주간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0.12% 올랐다. 준공 5년 이하 신축아파트는 0.35%를 보인 반면 20년 초과 구축아파트는 0.06% 오르는 데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내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예정 단지들이 많다 보니 향후 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신축아파트로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며 “다만 정부가 추가적으로 이와 관련한 규제책을 제시할 수 있고 구축과 신축 가격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만큼 완화 규제를 적용할 가능성도 남아 시장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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