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의원 “2015년부터 4년여간 하자분쟁 3362건 달해”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부실시공 등 논란 속 입주 시작
신뢰도 뚝뚝…구조조정 및 사업 다각화 등 체질개선 제동 걸릴라

대우건설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국내 주요 건설사 중 주택 하자 분쟁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에 앞서 경영정상화 및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 같은 불명예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훈식 의원이 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사건 접수 건설사별 현황’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2015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4년여 동안 3362건에 달하는 하자 분쟁 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이는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연도별로는 ▲2015년 1738건 ▲2016년 1410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7년 61건 ▲2018년 90건 ▲2019년 6월 말까지 63건의 분쟁에 휘말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국회 정무위원회 유의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도 대우건설 하자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도급순위 상위 20위권 내 건설사의 소비자피해 상담 접수 중 대우건설이 341건으로 가장 많았다. 2017년 79건, 2018년 188건, 올해 6월 말까지 74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구제 접수 건도 26건이나 됐으며 대부분은 품질 및 AS 관련, 계약관련 사항이었다.

대우건설을 둘러싼 하자 관련 논란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강동구 소재 대규모 단지인 고덕그라시움은 부실시공 잡음 속에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했다. 대우건설이 주관사로 컨소시엄(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을 구성해 시공한 고덕그라시움은 지하 3층, 지상 35층의 53개동, 총 4932세대에 이르는 대단지다.

이곳 단지는 입주 전 입주예정자 사전점검에서 공용공간 마감 부실, 일부 커뮤니티 공간 및 세대 내부 천장 누수, 곰팡이 발생 등 문제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단지 내 하자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강동구청에 준공허가를 불허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입주예정자협의회와 조합, 구청과 하자보수 및 사후관리에 대한 협의를 거쳐 준공승인을 받았다.

다만 일부 조합원, 입주민들은 제대로 보수가 이뤄질지 불신하고 있다. 여전히 ‘부실시공 아파트’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향후 시공사와의 소송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잡음은 매각을 앞두고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대우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에서 신뢰를 잃게 되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신성장동력을 마련,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데 제동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우건설은 대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7월 대우건설은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 등 4개사와 부동산신탁운용 자산관리사 ‘투게더투자운용’을 설립, 리츠사업 진출을 알렸다. 여기에 지난달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선박대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덕그라시움은 워낙 대규모 단지여서 하자 문제와 관련해 소송이 불거질 경우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시공사 입장에서는 입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풀어나가길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건설의 성공적인 매각을 위해 KDB인베스트먼트가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부실시공 등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는 일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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