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영업익 14% 상승 예상, 시장 불확실성에도 일감확보 저력
이라크·사우디 등 하반기 추가 수주 기대감 높아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규제에 따른 국내 주택시장 부진과 해외수주 급감 등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암울하다. 이 같은 업계 불황 속에서도 건설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은 해외수주시장에서 잇달아 잭팟을 터뜨리는 등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굵직한 해외수주를 따낸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앞서 5월 이라크에서 총 24억5000만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 해수 처리 플랜트 공사 수주권을 획득했다. 이어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27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의 마잔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 6·12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상반기에만 약 52억달러(약 6조1000억원) 상당 일감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수주 행보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에서 총 39억7000만달러 규모의 발릭파판 정유개발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은 21억7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 상당이다. 이달에는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서 1억6500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티나 수력발전소 건설공사도 수주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올해 신규 수주한 이 같은 프로젝트 매출화가 이뤄지면서 해외부문 원가율 개선 및 실적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현대건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707억원 수준이다. 당초 컨센선스가 273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 정도 줄어들었지만 전년 동기 2379억원 대비 약 14% 늘어난 수준이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기대했던 프로젝트들의 결과가 4분기로 넘어가면서 해외수주가 적을 전망이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큰 금액이 수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현대건설은 이라크 CSSP와 알제리 발전소, 파나마 메트로, 카타르 병원 등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및 입찰 예정인 사업이 남은 상태다. 이 때문에 연초 목표한 해외수주 가이던스 13조1000억원 달성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승준 연구원은 “4분기에는 현대건설 별도 부문에서 많은 수주 부문이 기대되고 있다. 3분기 누적 연결 해외수주는 8조2000억원으로 전망되며 연간 가이던스에 5조원 못 미치는 상황으로 추정되지만 4분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처럼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하는 반면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타 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은 하락이 점쳐진다.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 기조가 계속되면서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3분기 예상되는 매출액은 2조2500억원,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32% 상당 줄어든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매출액은 9180억원, 영입이익은 23%가량 감소한 910억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된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