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3사. 사진=연합뉴스

갤럭시 노트10 출시 이후 5G 가입자는 대폭 늘어났지만, 이동통신사3사 3분기 실적개선은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회계상 이연된 마케팅 비용이 영업이익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경우에는 이연 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약 30%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G 가입자가 300만명을 돌파했지만, 이통3사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서로 보조금 출혈경쟁을 벌인 후폭풍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맞을 예정이다. 특히 SK네트웍스를 통해 단말기를 공급받는 SK텔레콤과 달리 KT와 LG유플러스는 보조금과 공시지원금이 스마트폰 단말수익에서 직접 차감돼 실적 감소 폭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기준 5G 가입자 순증에서 KT를 제치며 점유율도 31.36%의 KT를 바싹 추격한 28.9% 수준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이에 관해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V50 ThinQ에 풀렸던 보조금이 가입자 유치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보조금이 많이 풀렸던 V50은 돈을 받고 개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문제는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이 모두 회계 대상이라는 점이다. 이통3사는 5G 상용화 이후 출시된 갤럭시 S10, V50, 노트10 등 100만원이 넘는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개통하는 과정에서 지급한 보조금·공시지원금·선택약정 할인금 등을 모두 ‘이연’ 처리하고 있다. 이는 이통3사의 영업이익을 깎아먹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마케팅 비용 이연은 지난해부터 도입된 회계기준 IFRS 15에 따라 한 번 가입한 고객이 어느 정도 서비스를 유지할지를 예상해서 그 고객에게 쓰는 마케팅 비용을 쪼개서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 번에 썼지만, 회계상에는 할부 개념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3분기에도 성적 부진을 겪을 전망이다. 회계기준이 바뀌며 갤럭시 노트10 출시에 맞춰 사용한 마케팅 비용에 이연된 마케팅 비용이 추가됐다. LG유플러스의 경우에는 노트10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점유율도 하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약 279만명의 5G 가입자 이통3사별 점유율은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SK텔레콤만 증가세를 보였다. 이통3사별로 보면 ▲SK텔레콤 43.81%(전월대비 +2.43%) ▲KT 30.95%(-0.25%) ▲LG유플러스 25.23%(-2.17%)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달리 노트10 전용 색상을 배정받지 못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아우라 블루’ 색상을, KT는 ‘아우라 레드’를 독점 판매했다. LG유플러스가 5G 초기 V50에 힘입어 점유율을 4(SKT):3(KT):3(LGU+) 구도로 형성하려던 계획도 LTE 시절처럼 5:3:2로 돌아가며 실현이 힘들게 됐다. 다만 5G 가입자가 올해 목표치였던 300만명을 상회하면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에 따른 기대감은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KTB투자증권은 이통사별 3분기 영업이익을 ▲SK텔레콤 3270억원(전년동기대비 7.5%) ▲KT 3140억원(전년동기대비 –15%) ▲LG유플러스 1639억원(-28.2%)로 예측했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사 합산 마케팅비는 1조9295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2%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9월말부터 방통위 시장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4분기에는 상대적으로 마케팅 경쟁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2020년 5G 수익화가 본격화되면 이통3사의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는 5G 가입자 확대에 따라 본격적인 수익화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텔레콤이나 KT보다 비통신 부문의 비중이 낮은 LG유플러스의 2020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2%가량 성장한 813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모두 5G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써서 2분기 영업이익이 상당히 감소했지만, IFRS 15가 도입돼 그나마 이 정도지 비용이 해당 분기에 한 번에 반영되는 예전 회계기준이었으면 훨씬 더 감소했을 것”이라며 “5G 상용화 이후 SK텔레콤이나 KT는 갤럭시 S10이 주력이었고 LG유플러스는 사실상 공짜폰이라고 소문까지 났던 V50을 주력으로 밀었다”고 말했다. 이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도 보조금을 엄청 뿌려서 회계상 이연 처리를 했어도 특히 많이 깎인 것으로 보인다”며 “V50을 가장 많이 판 곳도 아마 LG유플러스일텐데 보조금을 여러 군데 풀면서 많은 돈을 쓴 것이 매 분기 회계로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변인호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