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 ‘뚝뚝’ 떨어지는 수신 금리
저축은행,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고객몰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주부 A씨(46세)는 예금금리가 떨어진다는 소식에 한숨을 쉰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예금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서는 기준금리가 더 내려갈 수도 있다는데 A씨는 은행에 맡겨둔 돈을 어찌해야 하나 계속 고민 중이다.

#. 목돈 마련에 적금을 알아보던 사회초년생 B씨(25세)는 생각보다 낮은 적금금리에 실망한다. 펀드나 주식같이 복잡하게 돈 굴리는 데에는 까막눈인 B씨는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싶어 적금 상품에 가입하려고 했지만 기껏해야 2% 중반 수준의 금리에 망설이게 된다. 게다가 우대금리를 충족하려면 카드나 이체실적 등 귀찮은 조건들이 따라붙어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갈곳을 잃은 돈이 예금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0.1%의 금리에도 촉각을 세우는 고객들 사이에선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금리 낮아지는데도 은행에 돈 몰려

1금융권의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1%대로 내려갔지만 은행에 몰리는 수신액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 상품인 예·적금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인 DLS·DLF 사태가 불거지면서 투자 기피 심리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올해에만 53조5493억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 잔액은 10분기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8월말 기준 651조9364억원으로 651조를 돌파했다.

저축은행의 수신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저축은행 업계는 8년만에 수신액 60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 7월말에는 61조원을 달성했다.

특히 저축은행은 내년부터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있다. 예대율은 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로 저축은행 업계는 예대율을 내년 110%, 2021년 100%까지 순차적으로 맞춰나가야 한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수신잔액을 키우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왼쪽 상단부터)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 페퍼저축은행의 ‘페퍼루’, 대신저축은행의 ‘스마트뱅크’ 모바일 앱. 사진=각 사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고객 잡는 저축은행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수신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정기예금의 경우 12개월 기준 시중은행 금리는 0.95%~1.90% 수준이다. 반면 저축은행의 금리는 2.00%~2.70% 수준으로 형성돼있다. 적금상품은 12개월 기준으로 시중은행에서는 0.85%~2.40%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저축은행에서는 1.60%~3.20%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각 은행별로 가입기간이나 금액, 우대 조건에 따라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금리는 달라질 수 있다.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5일 ‘SBI회전 정기예금’ 상품을 새로 출시했다. 1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는 SBI회전 정기예금은 계약기간 36개월동안 회전주기(12개월)가 돌아올 때 마다 12개월 정기예금 고시이율에 자동으로 우대금리 0.10%를 추가로 제공한다. 현재 SBI저축은행에서 고시하고 있는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연 2.50%로 1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2.60%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히 12개월 이후 상품을 중도해지해도 우대금리를 제외하지 않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도해지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혜택을 한층 높였다”고 밝혔다.

또한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앱인 ‘사이다뱅크’를 통해 조건 없이 연 2.00%의 금리를 제공하는 입출금통장을 선보이고 있다. 하루만 통장에 돈을 맡겨도 2.00%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자는 매달 1일에 입금된다. 또한 실적 상관 없이 이체 수수료는 물론 자동이체 수수료, ATM수수료 입출금알림서비스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에는 모바일 앱인 ‘페퍼루’에서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페퍼루 저축예금’이 있다. 페퍼저축은행도 페퍼루 저축예금을 통해 SBI저축은행처럼 가입 금액이나 기간에 상관없이 연 2.00% 금리를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고객에게 매 분기 마지막월(3, 6, 9, 12월)의 세 번째 토요일까지 계산된 이자를 다음날에 지급하며 뱅킹 수수료 및 ATM 출금 수수료 등을 면제해주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첫거래 고객에게 연 3.20%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뱅킹과 인터넷뱅킹에서 이용할 수 있는 ‘WELCOME 첫거래우대 m정기적금’과 ‘WELCOME 첫거래우대 e정기적금’은 가입기간이 12개월이며 월 1만원 이상부터 30만원 이하로 납입할 수 있다. 다만 적금 만기일까지 본인명의 웰컴저축은행 입출금통장의 평균잔액을 50만원 이상 유지해야 하는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가입기간 중 8회 이상 웰컴저축은행 입출금통장을 통해 적금을 자동이체로 납입하면 연 1.00%의 우대금리를 더해준다.

대신저축은행도 3% 수준의 적금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신저축은행의 스마트정기적금은 가입 기간에 따라 ▲12개월 연 3.00% ▲18개월 연 3.00% ▲24개월 연 3.20% ▲30개월 연 3.20% ▲36개월 연 3.40%의 금리를 적용해준다. 가입금액은 1만원 이상이며 대신저축은행 앱 ‘스마트뱅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영업권이 제한돼있는 등 1금융권보다 영업 상의 여러 제약이 많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져 고객을 확보하는데 불리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높은 금리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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